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브랜드 사용료'도 전년 동기 대비 24% 급증… 5대 금융 중 순익 최하위는 못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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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건전성 악화, 경영효율성 하락 등 세부적인 지표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대 실적이지만 순익 규모는 여전히 국내 5대 금융 중 최하위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명칭사용료)는 증가해 "브랜드 사용료가 과도하다"는 비판도 여전히 뒤따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이 전날 발표한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3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각각 0.8%, 11.7% 늘었다. 실적 개선에 큰 비중을 차지한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운용이익과 수수료 이익이 개선 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역대급 실적과는 별개로 세부적인 지표들은 기지개를 펴지 못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더욱 악화된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다.
농협금융의 지난 9월말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4%로 3개월만에 0.05%p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0.15%p 올랐다.
NPL 비율은 총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NPL이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말한다.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이며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의 NPL 비율도 매 분기마다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불안 요인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9월말 0.34%에서 지난해 말 0.37%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말 0.39%, 6월말 0.42%, 9월말 0.48% 등 NPL 비율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체율도 급상승했다.
농협은행의 올해 9월말 연체율은 0.54%로 3개월만에 0.10%p, 전년 동기 대비 0.18%p 올랐다.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올 3분기 농협금융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64% 10.09%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0.09%p, 1.48%p 하락한 수치다.
ROA는 총 자산 대비 순이익, ROE는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을 의미한다. 경영효율성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의 올 3분기 농업지원사업비는 4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과거 '명칭사용료'로 불리던 농업지원사업비는 상위 조직인 농협중앙회에 매 분기마다 보내는 일종의 '브랜드 사용료'다.
농협금융은 농업지원사업비에 대해 "농업·농촌을 위한 자금으로 쓰인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선 그 금액이 순이익을 크게 갉아먹는 만큼 "과도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한 농업지원사업비가 본래의 취지대로 사용되지 않고 성과급 잔치에 쓰인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같은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금융의 순익에 직접적인 마이너스 요소다.
이로인해 농협금융은 올해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쏘아올렸음에도 KB·신한·하나·우리 등 5대 금융 중 여전히 순익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이번 실적과 관련 "4분기 이후에도 국내외 경제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사고예방과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주요 지표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감으로써 지방소멸 위기 등으로 점점 어려워지는 농업·농촌을 지원하고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 안정화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무프로세스 및 조직문화 전반에 걸쳐 내부통제를 적극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도 특단의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와중에 농협금융의 내부통제 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울산 지역 지점 소속 직원이 2억5000만원 가량의 70대 고객의 예금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됐다. 올해 들어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 사고만 6번째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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