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이 대표와 점심을 먹기 전 인사를 나누며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이나 경제 문제가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국가를 이끄는 리더십이 흔들리고 불안하다. 그런 점에서 나이 많은 사람은 걱정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찬 자리는 이 대표가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윤 전 장관에게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갖으며 이야기 하고 있다. 2024.10.30 pangbi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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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장관이 이 대표에게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드신 분 중 한 분"이라며 운을 떼자, 이 대표는 "제가 힘든 거야 세상 사는 사람들 힘든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여러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한번 말씀을 (듣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민생이 국정의 기본이고 중요한데, 정부가 별로 신뢰가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이 대표님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라서 사회 원로들의 말씀이 필요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사회의 어르신이나 원로들이 나서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전 장관은 "야당으로서 할 역할이 제한적이고 대통령이나 여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는데 별로 그렇게 같이 힘을 합쳐서 뭘 해보자는 그런 모습이 안 보이는 것 같다"고 호응했다. 이어 그는 "특히 국정이라는 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여야가 공히 책임이 있고, 힘을 합해야 한다. 그런데 작은 나라가 분열돼서 역량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제가 여의도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제일 답답한 게 정치인들은 싸워도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 되는데 지금 제가 보기에 정치인들이 진짜 서로 미워하는 것 같다. 감정적 적대감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공개적인 자리가 아닌 곳에선 인간적인 이야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서로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제가 보기엔 공개적인 자리 외엔 만남도 없고 적대 감정들이 실제로 있다. 그래서 (정치가) 회복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장관은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 "민주주의 훈련이 덜 된 분들이 권력을 잡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게 결국 대통령이나 집권당에 절대 도움이 되는 게 아닐 텐데 다수당하고 대화를 안 한다는 것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으로도 절대 득이 안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 대표가 "그런 길을 좀 열어달라"고 부탁하자 윤 전 장관은 "(제가) 그런 역량이 있나"라고 답했다.
윤 전 장관과 약 1시간 40분간 식사를 하고 나온 이 대표는 재차 "정치인들은 개인이 아니라 공인이고 또 감정이 아니라 이성이 중요하다"며 "어떤 감정을 갖고 있든 지금 나라 상황이 너무 어렵다. 특히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고 또 국민들이 서로 적대적으로 가는 상황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고 어렵고 상황이 나쁠수록 문제들을 다 드러내놓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피할 일이 아니다"며 "우리 한동훈 대표님이 어렵겠지만 자주 보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여야 대표 간 2차 회담을 촉구했다. 그는 "전에 행사장에서도 (한 대표를 만나) 지난주 안으로 만나서 얘기를 하자, 그렇게 하자고 말씀하셨고 비서실장들을 통해서 협의하기로 했는데 소식이 없다"며 "한 대표께서 여의도 사투리를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말만 해놓고 나중에 안 하고, 말 바꾸는 게 바로 대표적인 여의도 사투리다. 약속하셨으니 지켜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최근 비교적 온건하다고 평가받는 보수 원로들을 만나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외연 확장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음 달 11일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만나 경영계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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