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은행을 대상으로 “삼성전자가 이익을 내면 다들 칭찬하지면 은행은 이익을 내면 많이 났다고 한소리 한다”며 “과연 은행이 충분한 혁신을 통해 이익을 올렸는지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다”고 비판했다. 유은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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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자수익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실질적인 금융 혁신과 포용금융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은행권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이자 마진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가운데 이러한 이익이 혁신의 노력으로 이룬 것인지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셈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이익을 내면 다들 칭찬하지만 은행은 이익을 내면 많이 났다고 한소리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여전히 고금리인 상황에서 은행들이 이자수익을 내는 부분에 대해 당연히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은행은 상생의 노력, 더 길게 본다면 혁신의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국내 5대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기준 37조6161억원에 달하는 이자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룹별로 KB금융지주는 9조5227억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8조9583억원 대비 6.3%(5644억원) 늘어났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자이익 8조492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5.7%(4614억원) 늘었다. 하나금융지주 이자이익은 6조5774억원으로 집계됐다. 농협금융지주 이자이익은 6조4083억원으로 이 중 농협은행이 5조7706억원을 올렸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금융지주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6조5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5조6559억원 대비 5.9%(9246억원) 증가한 규모다.
다만 김 위원장은 대출금리는 높이고 예금금리는 낮춰 예대마진 차를 키운다는 지적에 대해선 앞으로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변동금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이익이 많이 나고, 금리가 내려갈 땐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기존의 대출 금리는 아마도 조금 빨리 반영되면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신규 대출 부분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규 대출 금리에도 이러한 방향이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10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전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략 이번 달 증가 폭이 지난달보다 늘어나지 않을까 보고 있지만, 그 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정도로만 전망하고 있다”며 “지난달의 경우에는 추석 연휴가 있던 부분도 있기 때문에 10월 수치를 사실 또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텐데, 정확한 수치가 나와야 이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지켜볼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논의된 중도상환수수료 문제에 대해서도 낮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받아보니 현재 수준보다는 대략 절반 정도로 내릴 수 있다는 결과를 잠정적으로 냈다”며 “예를 들어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 현행 한 1.2~1.4% 정도 받고 있는데, 이를 0.6~0.7% 수준까지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대출의 경우는 현재 0.6~0.8% 정도 책정돼 있는데, 이를 0.4% 내외 수준까지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낮추려면 추가적인 검증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 1월부터 시행을 목표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은행 전산을 바꾸는 작업 등이 필요한데, 일부 준비가 빨리 되는 은행의 경우 그 이전이라도 시행해 나가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제4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기준을 늦어도 11월까지 마련해 공개하고, 연내 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11월까지는 제4 인터넷은행 심사 기준을 마련해서 공개하고 연내 희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개최할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아마 예비 인가 접수 등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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