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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인텔 몰락 막전막후…“CEO 한 명이 회사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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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싱어 취임 이후 매출 3분의 1 줄어
주가는 3년 전보다 66% 급락
생산능력 간과…고객사 기대치만 높여
18A 칩 공정, 지연ㆍ기술적 문제 직면
TSMC 자극해 40% 할인 혜택 날려


이투데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6월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2024엑스포에서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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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상징하는 반도체 기업 인텔이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의 그릇된 판단과 실언 등으로 몰락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인사이드 인텔, CEO 팻 겔싱어가 미국 아이콘의 부활을 망쳤다’라는 특별 기획기사를 통해 인텔 몰락의 ‘막전막후’를 분석했다.

인텔의 지난해 매출은 540억 달러(약 75조 원)로, 겔싱어 CEO가 취임한 2021년보다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인텔이 36억8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해 1986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 주가는 이날 22.90달러에 마감해 3년여 전 겔싱어 CEO가 취임한 첫 달 고점과 비교해 66% 급락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겔싱어 CEO가 주요 고객사에 인텔의 제조역량에 대한 기대치를 과도하게 끌어올렸다”라며 “회사 내부에서는 CEO가 설정한 극단적인 수요예측과 납품 지연 등이 브랜드의 신뢰를 떨어트린 원인으로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CEO가 공언했으나 현실화되지 못한 전략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먼저 로이터는 “인텔이 2026년까지 1.8나노미터(nm·1nm=10억 분의 1m) 공정(18A)에 들어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인텔이 2021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추진한 공정이지만, 일부 차질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텔 공급업체에서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이 업체는 특정 공정기술로 칩을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도구를 아직 인텔로부터 받지 못했다. 인텔 공정에 접근할 수도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또 다른 사례로 겔싱어 CEO는 작년 7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인텔의 인공지능(AI) 가속기인 ‘가우디’가 최소 10억 달러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랑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회사 내부적으로는 5억 달러를 예상했지만, 겔싱어가 무리하게 목표를 끌어올려 인텔은 가우디와 상관 없는 칩도 포함해 수치를 맞췄다. 인텔은 이에 대해 “겔싱어의 발언은 매출이 아닌 잠재적 거래를 반영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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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겔싱어 CEO의 발언에서 촉발한 ‘TSMC와의 불화’도 경영난을 불러왔다. 로이터는 TSMC와 계약 및 관계 설정에 참여한 4명의 전·현직 인텔 관계자의 발언을 종합해 “겔싱어 CEO가 대만 TSMC를 자극하고 폄훼했다”며 “이후 TSMC는 비공개적으로 제공했던 무려 40% 할인 혜택을 철회했고, 인텔은 정가를 모두 지급하며 칩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인텔의 이윤은 감소했다”고 전했다.

당시 겔싱어는 중국과 대만의 불안정한 관계를 지적하며 “모든 달걀을 대만 공장 바구니에 담고 싶지는 않을 것”, “대만은 안정적인 곳 아니다”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겔싱어 CEO를 향해 “매우 무례한 사람”이라는 표현까지 꺼내 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CNBC에 따르면 인텔은 자회사 알테라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약 17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에 167억 달러에 인수했던 점을 고려하면 손해 보는 자산 매각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투데이/김준형 기자 (junio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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