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정보본부 “투입 개연성 있어
드론전 훈련 안 돼 상당 피해 예상”
용산 “최소 1만 1000명 이상 파병
3000여명 러 서부 교전지역 이동”
尹 “우크라 재건지원 대표 보낼 것”
한국어 군사용어 책자… 공부하는 러軍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소통 문제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29일(현지시간)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에 ‘기초 한글 명령어’라는 제목으로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작성된 군사 용어 책자 사진이 등장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지난 27일 텔레그램 계정에 올라온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병사가 한국어 회화를 공부하는 모습. 텔레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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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투입을 주시하는 가운데 북한군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 영토에 진입했다는 서방 정보 당국의 전언이 나왔다. 우크라이나군과 북한군의 교전이 벌어져 북한군 전사자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통령실은 북한군이 러시아군 체제에 속한 불법 파병이라고 지적하며 모니터링단 파견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한 포탄 등 살상무기 지원 검토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CNN 방송은 29일(현지시간) 2명의 서방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침투했다”며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치고 최전선으로 이동하게 되면 침투 병력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상당수의 북한군이 이미 작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리투아니아 비영리기구(NGO)인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전날 현지 매체 LRT에 “우리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군 부대와 북한군의 첫 육안 접촉은 지난 25일 쿠르스크에서 이뤄졌다. 내가 알기로 북한군은 1명 빼고 전부 사망했다”고 말했다. 생존자는 부랴트인 서류를 지녔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러시아가 북한 군인들에게 외모가 유사한 몽골계 원주민들이 사는 러시아 부랴트 공화국의 신분증을 발급해 신분을 위장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아직 북한군의 실전 투입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긴 어렵다면서도 이들의 우크라이나 침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본부는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파병된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돼 있다는 정확한 정보는 아직 없다”면서도 “일부 선발대가 전선에 투입됐을 개연성은 있어 보인다”고 보고했다. 전사자가 나왔다는 외신 보도에는 “뒷받침할 만한 정보는 없다”고 했지만 “쿠르스크 등 전장으로의 이동이 임박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국방정보본부는 일부가 우크라이나로 향한 북한군 11군단에 대해 “(총조직은) 10개 여단 4만여명으로, 후방 지역에 소재하고 있고 주 임무는 후방 침투·교란·시가지 작전 등”이라며 “쿠르스크 등 전장이 평원·개활지라 전투에 상당한 제한이 있을 것이다. 특히 드론전 형태로 전쟁이 진행되는데 북한군에는 드론이 보급돼 있지 않고 그에 맞는 훈련이 안 돼 있는 상황이라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와 우방국 정보 당국은 이미 실행된 북한군 파병 규모를 최소 1만 1000명 이상으로 보고 있고, 그중 3000명 이상은 이미 러시아 서부 교전지역 가까이 이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은 러시아의 군복과 무기체계를 사용하면서 러시아 군 체제로 편입된 불법적으로 숨어서 전개되는 파병이다. 현지에서의 실전 경험, 현대전 전술 습득은 우리에 대한 직접적 군사 위협”이라며 전황 분석팀 등 모니터링단을 꾸려 보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을 지원할 가능성에 대해선 “우크라이나가 우리에게 포탄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틀린 내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하고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우려하며 양국이 국제사회와 강력하고 단합된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조만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공식 장관급 회의’에 한국도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정부 대표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도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펜타곤)에서 제5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북러 간 불법 군사 협력에 대한 한미동맹 차원의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허백윤·곽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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