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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구글·챗GPT·딥엘보다 성능 우수”... AI 번역 도구 내놓은 알리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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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자사 인공지능(AI) 기반 번역 도구의 새로운 버전 '마르코 MT'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일러스트=챗GPT·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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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군제(11월 11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9일) 등 글로벌 쇼핑 시즌이 집중된 11월을 앞두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자사 인공지능(AI) 기반 번역 도구의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쇼핑 플랫폼에 최적화된 거대언어모델(LLM)을 도입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석입니다.

31일 알리바바에 따르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디지털 커머스 그룹은 지난 16일 자체 개발 AI 번역 도구인 ‘마르코 MT’ 업데이트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이 모델은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한 LLM ‘쿠웬(Qwen)’을 바탕으로 움직이는데, 쇼핑 플랫폼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판매하는 제품의 정보나 이미지 설명 등을 문맥을 고려해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해주기 때문입니다.

알리바바 측은 “문화적으로 미묘한 차이가 있고 관용구가 많은 복잡한 표현을 탐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전 세계 중소 셀러가 글로벌 이커머스에 입점할 때 공통적으로 ▲언어 및 문화적 장벽 ▲가격 경쟁 ▲국가별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인재 부족 등을 겪습니다. 알리바바는 AI를 활용해 이 장벽을 넘어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CNBC는 “알리바바가 번역 벤치마크 프레임워크 플로레스(Flores)를 통해 시험한 결과 구글, 챗GPT, 딥엘(DeepL)보다 마르코 MT가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면서 “중국 기업들은 점점 더 많은 해외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작년 가을 AI 번역 도구를 첫 번째로 출시한 이후 5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현재까지 1억개 이상의 제품 목록에 이 도구가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CNBC와 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마르코 MT는 신조어 등을 반영해 맥락을 반영한 번역이 가능합니다. 가령 ‘역대 최고(갓~)’라는 뜻의 중국 온라인 10대 신조어인 ‘YYDS(永远的神의 약자)’를 해석할 때, 마르코 MT는 “최고 수준”으로 번역한 반면 오픈AI의 GPT-4는 “영원한 신”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구글의 서비스는 이 문구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요.

줴줴쯔(絕絕子)는 일반적으로 ‘아주 좋다’ ‘대단하다’는 의미지만, 맥락에 따라 반대로 ‘아주 형편없다’ ‘기가 막힌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도 있습니다. 구매 후기평에서 이를 잡아냈습니다.

마르코 MT는 현재 유료화 모델이며, 가격은 외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번역된 텍스트의 양에 따라 판매자가 비용을 내는 방식으로 작동됩니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한국어 등 15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카이푸 장 알리바바인터내셔널 디지털커머스그룹(AIDC) 부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문맥 번역(contextual translation)’을 통해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마르코 MT를 통해 판매자들의 최종 이익을 증대시켜줄 것이며 판매자들의 이익이 늘어나면 플랫폼도 잘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알리바바는 이번 AI 번역 도구 출시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 라자다 등 자사의 다양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특히 다가오는 11월 쇼핑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장 부사장은 “매년 11월 11일 열리는 쇼핑 축제에서 업데이트된 번역 엔진이 보다 진정성 있는 표현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더블 11′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알리바바의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국제 디지털 커머스 그룹(AIDC)에는 알리 익스프레스와 라자다, 다라즈, 트렌디올과 같은 플랫폼이 포함됩니다. 알리바바 해외 사업부는 지난 6월 기준 전년 대비 32% 늘어난 40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익스프레스, 트렌디올 플랫폼은 거래액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알리바바는 전반적으로 중국 커머스 총 거래액(GMV)과 유저를 늘리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구매 전환율(실제 구매로 이어진 비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지난 2분기부터 소프트웨어 서비스 비용을 부과하기 시작했고, 연내 신규 마케팅 툴을 출시하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비핵심 사업의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는 점 또한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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