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 연장…우리·농협도 불가
잔금대출 1금융 이어 2금융도 접촉…입주 미루기도
1만2천32가구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단지 모습. 2024.10.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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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한지명 기자 =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에 은행권이 앞다퉈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아파트인 둔촌주공을(올림픽파크포레온) 비롯해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의 전세대출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은행이 실수요 중심의 대출 정책을 펴며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막으면서 조건부 전세대출을 시행 중인데, 은행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조건부 전세대출'을 시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 갭투자로 활용될 여지가 있을 시 전세자금대출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전세를 놓고 임차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를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신축 아파트도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1만 2032세대로 사상 최대 재건축 사업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되며 전세를 내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완납하려는 입주 예정자들이 많다. 다만 '조건부 전세대출' 시행에 따라 대출 자체가 막힌 은행도 있어,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경우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취급을 일괄 제한 중이었는데, 이를 연장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측은 이날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의 운영 기간을 연장한다"며 "안정적인 가계부채 관리와 갭투자를 통한 집값 상승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별도 해제 시점도 정하지 않았다.
당초 국민은행은 다음 달부터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을 푸는 것을 내부 검토 중이었지만,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다음 달 28일 입주 예정일인 둔촌주공도 조건부 전세대출도 할 수 없게 됐다.
우리·농협은행은 모든 주택에 대해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취급을 일괄 제한 중이다. 일반 분양자가 전세 임차인을 구하고 임차인이 전세대출을 받는 당일 그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완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은 예외 조건이 있긴 하다. 대출 실행일 전일까지 임대인이 분양대금을 완납한 사실이 확인되면 임차인에게 전세자금대출을 실행해 준다. 다만,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완납하려는 경우 갭투자성으로 보고 대출을 내주지 않는다.
우리은행은 전세대출 조건부 취급 제한에 이어, 주택을 한 채라도 소유한 경우에도 전세자금대출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우리·농협은행은 변동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조건부 전세대출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당초 신축 아파트의 경우 이미 청약·재개발 등에 따른 분양권 취득 등을 통해 이미 수년 전 소유권을 취득하는 계약을 한 상태로 보고 별도 제한은 두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추가 대출 정책을 통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조건부 전세대출도 중단했다. 직장이전, 자녀교육, 질병치료, 부모봉양 등 실수요자를 제외하면서다.
하나은행은 별도로 조건부 전세대출 대책을 발표하지 않아, 입주 전까지 변동이 없다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세대출과 함께 집단대출(잔금대출) 취급 은행도 관건이다. 입주 관련 대출만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돼, 가계대출 총량 관리 중인 은행 입장에선 부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은 한도 여력이 없어 잔금대출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승환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1금융권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2금융권에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합 측은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뿐만 아니라, 강동농협에 이어 신협 등 상호금융권도 접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에 연초 새로 여신한도가 생기길 기대하며 내년까지 입주를 미루는 입주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의 입주 기한이 내년 3월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박 조합장은 "연말이라 한도가 많이 안 남았다는 말들이 있다"며 "자금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내년 3월 말까지가 입주 기한이니, 내년 초 다시 은행에 접근하면 금융 편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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