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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밤하늘에 ‘붉은 해파리’가 출현했다…올해 최고의 기상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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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올해의 기상사진 대상 ‘어둠 속에서 춤추는 요정\\\'. Wang Xin/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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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립기상학회가 주최하는 기상 사진 공모전에서 중국 상하이 밤하늘에서 번쩍이는 붉은색 번개를 포착한 사진 ‘어둠 속에서 춤추는 요정(스프라이트)’가 대상을 차지했다.



‘2024 올해의 기상 사진’(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에는 84개국 사진작가들이 참가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후원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대상을 수상한 사진작가 왕신은 상하이 하늘에 번개가 몰아치자 충밍지구로 달려가 카메라를 설치하고 인내심을 갖고 몇시간을 기다린 끝에 붉은색의 번개 ‘스프라이트’(sprite)가 번쩍이는 장면을 순간 포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스프라이트는 번개 위의 번개로 불리는 드문 기상 현상으로, 50~90km의 높은 고도(중간권)에서 발생한다. 일반 번개는 지상으로 떨어지는 음전하로 인해 발생하는 반면, 스프라이트는 위로 올라가는 양전하가 일으키는 상승 번개다. 지속 시간이 불과 몇밀리초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짧다. 직선 모양의 일반 번개와 달리 해파리 촉수를 연상시키는 모양을 하고 있으며 주로 붉은색을 띤다. 붉은색은 상승하는 양전하가 대기권 상층부의 질소 원자와 충돌하면서 내는 빛이다.



스프라이트를 찍으려면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충분히 멀리 떨어져서 대기의 상층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끈기있게 기다려야 한다. 스프라이트는 번개가 200번 칠 때 1번 발생할 정도로 드물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이 정도 규모의 스프라이트가 포함된 사진은 매우 드물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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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기상사진 2위 ‘하얀 서리 천국’. Andy Gray/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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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서리가 만든 천국





2위는 영국 더웬트 밸리에 내린 서리가 만든 장관을 찍은 사진이 차지했다. ‘하얀 서리 천국’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심사위원들은 사진 속의 색상과 빛, 그리고 구릉, 다양한 종류의 나무, 얇은 안개 층이 잘 어우러졌다고 평가했다. 한 심사위원은 “더 많이 응시할수록 더 많이 보인다”는 촌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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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기상 사진 3위 ‘니들스의 저녁 샤워\'. Jamie Russell/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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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는 영국 와이트섬의 관광명소인 니들스 해식암을 배경으로 찍은 소나기 사진 ‘니들스의 저녁 샤워’가 차지했다.



사진작가는 “큰 소나기가 20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서 오기 시작했는데 니들스를 통과할 때 무지개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카메라로 위치를 잡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온라인 인기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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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부문 1위 ‘연기 나는 화산\'. Nur Syaireen Natasya Binti Azaharin/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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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부문 1위에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화산 분화구(왼쪽 앞)에서 연기와 증기가 분출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선정됐다. 일출 장면을 찍으려고 나갔다고 뜻하지 않게 귀한 장면을 포착했다고 한다.



먼쪽 중앙에 있는 구름은 화산의 열이 만든 대형 뭉게구름인 화재적운(flammagenitus)이다. 삼성 갤럭시Z 플립4로 찍었다. 심사위원단은 전경과 나무의 곡선, 구름 분지와 그 위의 푸른 하늘이 이룬 조화를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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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부문 2위 `아테네 신전의 아프리카 먼지\'. Lesley Hellgeth/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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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을 뒤덮은 사하라사막의 먼지





스마트폰 부문 2위는 ‘아테네 신전의 아프리카 먼지’ 사진이다. 2023년 4월 북아프리카 사하라사막에서 날아온 먼지가 아테네에 있는 고대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뒤덮었다. 전 세계 기상이 연결돼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해줬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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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부문 3위 ‘원형 무지개’. Peter Reinold/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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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부문 3위는 ‘원형 무지개' 사진이 차지했다. 여객기가 미국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도중에 촬영한 사진이다. 원형 무지개는 지상에서는 땅에 가로막혀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무지개가 원형을 유지한 시간은 단 1초였다. 심사위원들은 “스마트폰 사진의 정신이 집약돼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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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부문 1위 ‘빗속의 아리아\'. Angelina Widmann/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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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연출한 ‘빗속의 아리아’





청년 부문 1위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야외공연 모습을 찍은 ‘빗속의 아리아’가 차지했다. 오스트리아 브레겐츠에서 야외공연을 하는 도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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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부문 2위 ‘흠뻑 젖은 땅과 하늘의 약속’. Ellis Skelton/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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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부문 2위는 영국 런던 남쪽 이스트서식스주 쿡미어밸리의 파노라마 사진이 차지했다. 쿡미어강의 광활한 지평선, 땅과 하늘의 조화가 평온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하나의 사진에 두 계절이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왼쪽은 여름, 오른쪽은 가을 풍경이다.



서식스 해안의 해수면은 이번 세기 말까지 1m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쿡미어밸리의 홍수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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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부문 3위 ‘불과 얼음’. Lincoln Wheelwright/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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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부문 3위는 폭풍우가 몰아치려 할 때의 모습을 담은 ‘불과 얼음’이 차지했다.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작가의 집에서 찍은 사진이다.



멕시코만에서 가까운 이 지역은 기후 변화로 인해 기온이 올라가고 습도도 높아져 강한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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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부문 1위 ‘노젓기’. Gerson Turelly/Standard Chartered Weather Photographer of the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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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설된 기후 부문에선 지난 봄 브라질 남쪽 히우그란지두술주의 주도인 포르투알레그레에서 일어난 홍수의 한 풍경을 담은 ‘노젓기’가 차지했다. 홍수로 인해 시내 도로가 수로로 바뀌자, 한 젊은 남자가 카약을 타고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피해가 심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 지역의 홍수 발생 가능성을 최소한 2배, 강도는 6~9% 높였다고 한다. 기후 부문 상은 기후 변화가 일상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사진은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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