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 한 달치 이상의 비 쏟아져”
이베리아 반도 ‘고고도 저기압’ 영향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말라가의 알로라 지역에서 폭우로 강이 범람해 차들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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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스페인 남동부에 최근 쏟아진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30일(현지시간) 95명으로 늘었다. 항공편과 철도 운행이 중단되고 십 여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AF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구조 당국은 폭우로 희생된 이들이 총 95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발렌시아 지역에서 92명이, 인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 2명이 숨졌다. 남부 안달루시아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전날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강이나 하천이 범람하면서 급류에 떠밀려 실종된 이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구조 과정에서 추가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스페인 정부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사흘간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31일 수해 피해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말라가에서 발렌시아에 이르는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는 29일 하루 동안 한 달 치 이상의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스페인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서 2시간 만에 1㎡당 150∼200ℓ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내릴 비의 4배나 되는 양이 하루 만에 쏟아졌다.
폭우로 인해 철로와 고속도로, 하늘길이 이날까지 대부분 막혔으며, 15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발렌시아시는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각종 외부 행사도 취소했다.
발렌시아 지방에서 구조대가 이재민을 구조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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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해는 이 시기 이베리아반도에 흔히 발생하는 '고고도 저기압' 때문이라고 프랑스 BFM TV는 설명했다.
약 1만m 고도에서 영하 75도에 이르는 차가운 공기가 지중해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한 폭풍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위성 사진상으로 이 폭풍의 형태는 삼각형 모양을 띠고 있으며, 고정된 지점이 발렌시아 지역에 위치해 ‘V형’ 폭풍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문제는 V형 폭풍은 같은 장소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 영향권 안에 든 지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진다는 점이다.
케라우노스 폭풍 관측소는 “이로 인해 심각한 홍수와 토사 유출, 험준한 지형에서는 산사태까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ainb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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