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사실 알리고 싶을 뿐, 왜 우리만 막나"
한달 동안 통일대교서 집회, 대북 전단 살포 예고
최성룡 납북자피해가족모임 대표가 31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 내 6·25전쟁납북자기념관 앞에서 대북전단 살포 계획을 철회하고 북한 규탄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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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일대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려던 전후납북피해자가족연홥회가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경찰이 전날부터 전단을 준비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를 설득했고 파주시 대성동 등 민통선 마을 주민 100명이 20여대의 트랙터를 몰고 오는 등 강력히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최성룡 남북자가족모임대표는 이날 오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관광지 내 국립625납북자기념관 앞에서 대북전단 살포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납북자의 현실을 알리고 싶었을 뿐인데 대남 풍선에는 아무런 대응을 안하면서 왜 우리에게만 뭐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 한달 동안 통일대교 앞에서 집회를 열 것이며 이 기간 중에 대북 전단을 다시 살포하고, 향후에는 드론도 띄워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측이 이번 일을 계기로 대남 쓰레기 풍선과 대남 방송을 중단하면 우리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들은 이날 오전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 고교생 납북자 김영남, 이민교, 최승민, 이명우, 홍건표, 최 대표의 아버지 최원모 등 납북자 7명의 사진과 이름 등을 담은 전단 5만여 장을 풍선을 통해 북한으로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대북 전단 살포 소식에 대성동 등 민통선마을 주민 10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대북전단 살포 중단’ 등의 현수막을 단 20여 대의 트랙터로 임진각관광지 입구 도로를 가로막았다. 경찰도 600여 명의 인력과 버스 30여 대를 동원해 임진각관광지 입구 등을 봉쇄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현장을 찾은 김경일 파주시장은 “납북자가족모임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한 피해자는 결국 파주시민, 접경지역 주민이기에 끝까지 막을 것”이라며 “남북 모두 방송과 전단 살포 등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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