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위성사진·영상 등 자체 분석
5868채 건물 피해…종교 건물 최소 9채
"헤즈볼라 전초기지 가능 지역, 체계적 소탕"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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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위성사진과 영상,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지구 관측 위성 ‘센티넬-1호‘ 자료 자체 분석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이스라엘 국경 근처인 레바논 남부 25개 지자체에 있는 5868채의 건물이 무너지거나 손상을 입었다. 이는 해당 지역 전체 건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아이타 아쉬 샤브와 크파르 킬라 지역의 경우 건물의 절반이 붕괴됐다. 이스라엘군은 표적화된 공격을 12건 이상 실시해 이슬람 사원 등 최소 9개의 종교 관련 건물을 붕괴시켰다고 WP는 전했다.
이들 대부분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개시한 다음날인 지난 2일 이후 피해를 당했다. 이후 건물 파괴는 지속됐으며,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음에도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 “이스라엘 지역민 6만명이 헤즈볼라의 위협 없이 이스라엘 북부에 있는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제한적이며 표적화된 공습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습격한 이후 83만4000명 이상이 피난을 떠났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가자지구 남부 지역 출신이다.
네덜란드 비영리 평화기구 팍스의 빔 츠바이넨부르크 연구원은 “공습과 포격을 통한 직접적인 공격 등으로 도시 지역에서 폭발 무기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고, 그로인해 레바논 남부 많은 지역이 거주가 불가능한 폐허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파르 킬라는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위해 처음으로 국경을 넘어선 레바논 지역 중 하나다. 올리브·담배 잎 등을 경작하는 농가들이 주를 이루지만, 현재 위성사진 상 건물 46%가 파괴되는 등 황폐해졌다고 WP는 전했다. 일각에선 지역민들의 생계는 물론 해당 지역과 지역민들의 유대감을 단절시키려는 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니콜라스 블랜포드 중동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은 “이 같은 파괴 양상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지역 공동체를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헤즈볼라가 국경을 넘는 전초기지로 사용할 만한 국경 마을에 공격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2006년(레바논과의 지상전 당시)과 비교해 체계적이면서 집중적인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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