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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부동산 시장은 시시각각 분위기가 바뀐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서울 집값은 크게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여름에 들어서면서 가격이 급등하며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강남권과 여의도,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은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그러다가 하반기로 접어들며 여러 이유로 집값은 소강상태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제 관심사는 앞으로의 추이다. 3년2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하 등 시장에 상승 심리를 더 강하게 할 요소들은 충분하다. 반면 정부와 은행들의 초강력 대출규제는 상승 심리를 찍어 누르고 있다. 두 세력 간 싸움의 승패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지가 결정된다.
2024 서울머니쇼 플러스에는 국내 수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출동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안갯속 시장을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 시기를 고민하는 사람,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 등 다양한 수요를 감안해 최적의 전략을 내놓기 위해 고심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나서 돈줄을 죄면 주택값은 일단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가격이나 거래량 등 여러 지표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책 효과의 지속성 여부다. 과거 정부가 여러 차례 대출규제를 내놨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8월 발표한 '가계대출 규제의 규제 영향 분석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규제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직접 효과는 6개월에 그쳤다. 최근 전셋값이 오르는 추세인 것도 유의해서 지켜봐야 하는 포인트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집값이 크게 떨어질 확률은 낮아 보인다"며 "내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시장을 예의 주시해 매수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5년 부동산 집값 대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는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1주택자와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들은 지금 최대한 '똘똘한 한 채'로 투자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금 규제 등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투자의 자유성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연말로 예정된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끝나면 부동산 시장에 변화를 줄 요인이 별로 없다"며 "앞으로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혁재 미래에셋증권 부동산수석위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 특징이 지역마다 차별화가 심하게 나타났던 것"이라며 "앞으로 입지와 미래 가치 등 부동산 본질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랩장은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는 경기도를 선택하되, 교통 호재 등이 있는 곳을 골라 단계별로 올라가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머니쇼 플러스에서 부동산 파트는 '기본'을 강조하는 세미나 외에 경매, 토지 투자 등 '상급 투자자'를 위한 자리도 많이 마련됐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경매로 내집 마련 끝내기' 세션에서 "올해부터 내년 사이에는 경매 시장에서 꽤 큰 장이 열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올해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12만건을 넘어서며 부동산 시장 침체기였던 2013년(11만9166건)을 넘어 15년 만에 최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고 교수는 "그동안 경매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우량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적정 가격에 내집을 마련할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경매 시장도 완전히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수도권 위주로 접근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토지 투자의 달인'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자금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선제적으로 토지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까지 수도권에서만 15개 안팎의 택지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선 정부가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 안정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교통망이 확충되는 지역 주변의 신규 택지가 가장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망 상품에 대한 질문에 단기적으로는 청약시장을,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정지영 아임해피 대표는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한 데다 물량 자체도 많지 않다"며 "청약의 유효성은 내년까지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에서 주택을 공급하려면 재건축·재개발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10년에서 20년 이상 장기 투자할 생각이라면 재건축도 고려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새 아파트가 몰려 있는 곳 중에서는 마포, 재건축 대상 지역 중에서는 가격이 눌려 있는 노원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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