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비상시국 대응, 전국민적 행동 개시"
野의원들 '임기단축 개헌 준비모임' 결성…"일종의 연성 탄핵"
당 일각 '탄핵 국면' 주장…주류는 '신중론', 중진들 "절제된 대응 필요"
이재명 대표, 최고위원회의서 발언 |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계승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일 현 정국을 '정치적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며 대여 총공세에 나섰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 간 통화 내용을 공개한 데 이어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에 거짓 해명을 내놓고 있다며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지역위원장-국회의원 비상 연석회의를 열었다. 장외집회인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 대회'를 하루 앞두고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
김성회 대변인은 회의 후 "현 시국에 비상하고 엄중한 자세로 대응하고, 정권 심판의 열망을 담아 전국민적 행동 개시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대통령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 카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주류인 장경태 의원과 민형배 의원은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와 '임기단축 개헌 국회의원 연대 준비모임'을 결성하고 의원 모집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 임기 2년 단축을 위한 헌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기존 탄핵제도를 활용하지 않으면서 실제 탄핵의 효과를 내는 일종의 연성 탄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윤 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할 수 없다. 국민이 직접 해고 통지를 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권에 대한 탄핵은 이미 시작됐다. 조기 종식을 위한 절차만 남아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준비모임에는 민주당과 혁신당 등 야당 의원 21명이 이름을 올렸다.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
민주당은 이날 지도부 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의 녹취와 공천 개입 의혹을 '헌정질서 파괴'라고 공세 하면서 여론전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고 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국민 지지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뭐라고 하든,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내 갈 길을 가겠다는 것은 독재자의 태도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해명하면 할수록 거짓말만 쌓인다"며 "공개된 육성에 대해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공개 발언도 다시 나왔다.
송순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도 "또다시 탄핵이라는 헌정사의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며 "하야는 죄가 아니다. 하야가 답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최고위에서도 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당 일각에선 대통령 탄핵 주장도 거론된다.
이날 지역위원장-국회의원 비상 연석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는 "대통령을 탄핵할 국면 아니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다만 당 주류는 역풍 우려와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탄핵엔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친명계의 한 의원은 "지금 탄핵을 공개적으로 추진할 경우 민주당이 마치 정권을 잡으려고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하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실현 가능성도 높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임기단축 개헌 논의로 압박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공세 카드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이날 4선 중진 의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도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중진 의원들은 "상당히 심각하고 비상한 상황이지만 절제된 당의 대응이 필요하다", "특검이나 국정조사에서 문제가 있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들이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고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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