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소환 불응에 강제 수사 돌입…내란수괴·직권남용 혐의
윤, 영장 집행 앞두고 편지도…탄핵심판 늦어도 4월 결론낼 듯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새해 벽두부터 대한민국 헌정사에 또 하나의 기록이 추가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한 달 만에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이 집행되며 정치적 혼란은 민주화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새벽부터 긴박하게 진행됐다. 3일 오전 8시 4분쯤 관저 앞 바리케이드에 막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팀은 걸어서 관저 건물 앞까지 이동해 경호처와 대치했다. 한남동 도착 이후 3시간 넘게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 중이다.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정확히 한 달 만이다. 윤 대통령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군경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킨 혐의(내란 수괴·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직접 지시한 정황을 공개하며 그를 내란의 우두머리로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엿새 만인 지난달 9일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돼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후 세 차례에 걸친 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법원은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수사에 불응하며 장외 여론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1일 지지자들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실시간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은 위험하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편지는 영장 집행과 맞물려 대치를 극대화시켰다. 탄핵 지지·반대 세력이 관저 앞에 몰리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극단 성향 지지자들이 불법 도로 점거에 나서면서 경찰의 강제 해산 조치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가 실신해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지난 3일 오후 10시 28분 윤 대통령의 TV 생중계 대국민담화로 시작됐다.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강경 발언과 함께 군용 헬기와 장갑차가 여의도에 등장했고, 무장한 계엄군은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관에 진입했다.
국회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봉쇄된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모인 의원들은 새벽 1시 1분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은 3시간여 뒤 이를 수용해 계엄 해제를 발표했지만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았다.
계엄 사태는 윤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국회는 지난달 14일 계엄 11일 만에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취임 2년 7개월 만에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은 이제 검찰과 경찰, 공수처의 집중적인 수사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심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두 번째 변론 준비 기일을 열어 국회와 윤 대통령의 대리인들과 쟁점을 추가 정리하고 심리 일정 등을 조율한다. 이르면 이달 중순 정식 변론 기일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늦어도 4월까지는 탄핵안 인용 여부에 관한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국정은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대대행 체제'로 전환된 상태다. 윤 대통령 탄핵 2주 만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마저 탄핵 소추되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을 맡아 혼란을 수습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이 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함에 따라 추가 탄핵 위기는 일단락된 상태다. 하지만 당장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일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관저 입구 앞에서 경찰 병력이 농성중이던 보수단체 회원 및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강제 해산시키고 있다.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유효기간인 6일 이내에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2025.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angela02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