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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침묵 깬 中 “북러 관계는 그들 일… 구체적 상황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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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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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에 관해 침묵을 지켜오던 중국이 처음으로 “북러 관계 발전은 그들의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북러 밀착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파병 자체는 사실상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 병력 이슈에 대한 중국의 침묵에 놀랐다고 했는데 이 언급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조러(북러)는 두 독립 주권 국가로, 양자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그들 자신의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조러 양자 교류·협력의 구체적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각 당사자가 국면의 완화를 추동하고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힘써야 한다는 중국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이를 위해 각 당사자가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중국은 그간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하며 선을 그어왔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31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침묵에 놀랐다. 중국이 우리 편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지역안보 보증국으로서 중국이 입을 열 거라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을 향해 “북한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중국을 동맹국으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의 커트 캠벨 부장관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은 지난달 29일 셰펑 주미 중국대사를 만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논의했다. 두 당국자는 중국 측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러시아 파병 제한·중단을 위한 중재에 나서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북한군 파병을 둘러싼 우려를 중국에 전달하라는 지시를 미국 각 기관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서구 대 중국·러시아라는 대립각을 고착화하고 싶지 않아 하는 중국이 북한군 파병을 비롯한 북러 밀착 행보를 내심 불편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이같은 속내를 역이용해 북한과 러시아 양국을 동시에 압박하려는 게 미국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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