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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우리은행, 기업대출에 급제동... 조병규 행장 “전략 변화에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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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임직원 핵심성과평가지표 변경

조선일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 전경./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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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금융 명가 재건’을 내세워 기업대출을 확대해왔던 우리은행이 연말까지 기업대출 영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1월부터 취급되는 신규 기업대출 실적은 직원 핵심성과평가지표(KPI)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당초 11월이었던 기업대출 잔액 평가기간이 한달 단축됐다. 또, 오히려 11~12월 두 달간은 대출잔액을 줄일 경우에는 KPI 가점을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속도 조절 차원”이라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사업 연도 말에 통상적으로 시행되는 정책”이라고 했다. 기업대출을 축소해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갑자기 바뀐 전략에 임직원들의 불만이 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기업 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회’를 열고 “오는 2027년까지 기업 대출을 30조원 늘려 기업 대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며 공언하기도 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지난 31일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과했다. 조 행장은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의 급변으로 인해 전략 방향을 일부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현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썼다.

그는 “밸류업 계획에 따른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은행의 자본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환경 변화 대응과 밸류업 계획 완수를 위해 대출 자산 감축은 물론 임대업 등 특정 업종에 치우친 자산의 리밸런싱과 연체율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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