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명태균씨에게 “윤석열 정권과 거래를 통해 신변을 보장받고자 했다면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갔다”고 했다. 이미 명씨 주위의 인물들을 모두 포섭한 민주당이 명씨에게 국회에 나와 ‘자백’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명씨가 사실상의 소유주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출신 강혜경씨는 이미 명씨가 여론조사를 통한 여론 조작을 했고, 그 대가로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을 2022년 6·1 경남 창원 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공천했다는 취지로 국회에서 진술했다. 명씨의 측근인 운전기사 출신 김모씨도 최근 관련 녹취록을 민주당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씨를 대통령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며 “명태균씨에게 간곡히 권한다. 국정감사에 나와 사실을 밝혀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명씨는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강씨는 이날 국감에 출석했다. 전날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2022년 5월 9일 명씨에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라는 언급을 한 녹취를 공개했다.

민주당은 해당 녹취 공개 이후 명씨가 버틸 수 있는 여력이 현저히 저하됐다고 판단한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명씨는 본인이 가진 윤 대통령 또는 김건희 여사와의 녹취를 무기로 사법처리를 받지 않도록 정권과 ‘딜’을 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명씨가 그간 숨겨왔던 녹취가 자신이 아닌 제3자를 거쳐 공개됨에 따라 명씨의 협상력은 급격히 낮아졌다”고 했다.

민주당은 명씨가 국회에서 증언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언제든지 상임위 현안질의 등을 열어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은 어차피 명씨를 사기·횡령범으로 몰아갈 건데, 강혜경씨처럼 국감장에 나와 양심 선언을 하는 게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도 이롭다”며 “그간 본인이 주변에 흘린 말이 많은데, 어디까지 녹음됐을지 본인도 모를 것이다”고 했다.

전날 공개된 녹취 출처는 김 전 의원의 전직 운전기사 김씨로 알려졌다. 김씨는 김 전 의원의 의원 시절 보좌진으로 근무하면서 실제로는 명씨의 운전기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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