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살 아이가 방울뱀에 물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후 약 4억원의 청구서를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브리글랜드 페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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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지난 4월 샌디에이고에 사는 브리글랜드 페퍼(2)는 집 뒷마당에서 형제자매들과 놀다 방울뱀에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본 페퍼의 어머니는 곧바로 119에 전화해 페퍼를 팔로마르 메디컬 센터 에스콘디도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페퍼의 손은 부어오르고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다.

정액주사를 삽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의료진은 여러차례 시도 끝에 약물을 골수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항독소 치료제 ‘아나빕’을 투여했다.

가족들은 CBS8과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죽을 줄 알았다”며 “아이 혈압이 떨어지고, 팔이 시커멓게 변하는 것을 보고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페퍼는 B어린이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아나빕 치료를 이어갔고 다행히 부기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상태가 호전된 페퍼는 이틀 후 퇴원했다.

하지만 이후 병원에서 날아온 청구서를 본 가족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청구서에 병원비 29만7461달러(약 4억1000만원)가 찍혔기 때문. 청구서에는 구급차 2회 이용, 응급실 방문, 소아 집중 치료 등의 비용이 포함돼 있었다.

페퍼에겐 30병의 아나빕이 투여됐는데 한 병당 가격이 병원마다 약 808만~1317만원 수준이었다.

페퍼 측 보험사 샤프 헬스 플랜은 병원과 협상해 항독제 비용을 크게 낮췄으며, 병원비는 대부분 보험으로 충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의 가족은 본인 부담 최대 금액인 7200달러(약 993만원)를 지불했으며 추가로 1만1300달러(약 1555만원)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병원에서 천문학적인 치료비를 청구 받으면 협상을 준비하는 게 낫다”며 “병원을 비롯한 의료서비스 제공자들은 자신들이 청구하는 금액이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어 더 낮은 금액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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