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돈이 한 푼도 없는 친구가 있다. 임대료 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에 사는 그 친구는 배우로 성공하지 못했고, 당뇨병까지 앓고 있다. 언제나 돈 걱정이지만 일은 하지 않는다. 나는 그 친구와 내 처지를 바꿀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바꿀 것이다. 이 병, 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 매일 돈 걱정을 하는 편을 택하겠다.”
세계적 인기를 얻은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서 챈들러를 연기한 매튜 페리가 쓴 회고록의 한 구절이다. 페리는 술과 약물에 중독된 자신의 괴로움을 이같이 표현했다. 그는 약물중독과 재활치료를 반복하다 지난해 10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매튜 페리/ 송예슬 옮김/ 복복서가/ 1만8500원 |
그의 회고록인 이 책에는 생후 9개월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불안정하게 살던 어린 시절부터 일주일에 100만달러(약 13억원)를 받으며 성공한 순간,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술과 약물에 빠져 살던 날들, 그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기까지의 긴 여정이 담겼다.
아버지가 가족을 내팽개치듯 떠난 후 페리는 캐나다에서 엄마와 단둘이 산다. “고작 세 살이었던 나는 집의 가장이 돼야 한다는 걸 잘 알았다”고 한다. 다섯살 때 아빠를 만나려 혼자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며 느낀 불안과 외로움은 평생 그를 옭아맨다. 페리는 ‘프렌즈’ 등 영화와 드라마 활동, 자신의 숱한 실수와 끔찍한 재활치료,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과 데이트, 두 여자와 사랑에 빠졌던 일화 등을 진솔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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