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채널인 CJ온스타일이 다음달부터 케이블TV 방송인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서 자사 채널의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블랙아웃'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지난해 연말 불거진 홈쇼핑 채널과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업계 간 송출수수료를 놓고 벌이는 갈등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 1일 자사 홈페이지에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과 홈쇼핑 프로그램 송출 계약이 종료돼 CJ온스타일과 CJ온스타일 플러스 채널이 2024년 12월 1일 오전 12시부터 전 권역의 유료방송 서비스에서 방송 송출 종료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딜라이브는 16개 권역 전역에서 오는 12월부터 두 채널의 송출이 중단되고, 아름방송과 CCS충북방송 역시 더 이상 CJ온스타일의 채널이 방영되지 않게 된다.
CJ온스타일이 든 송출 중단 사유는 '홈쇼핑 송출공급계약 종료'다. 홈쇼핑 채널과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업계는 각 업체별로 매년 송출공급계약을 맺는다. 홈쇼핑 채널은 자사 방송을 송출하는 대가로 유료방송 측에 송출수수료를 지불한다. 현재 양측은 2024년도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금액을 놓고 양측 간 줄다리기가 지속되자 송출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홈쇼핑 업계는 매년 TV시청률 하락 속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송출수수료 부담은 계속 늘고 있다며 현재 부담하는 송출수수료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인 수수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한국TV홉쇼핑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최근 5년새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유료방송 사업자에 낸 송출수수료는 방송 매출액의 71%에 달하는 1조937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반면 케이블TV 업계는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케이블TV를 대상으로 홈쇼핑 업체들이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전반적인 인상은 케이블TV가 아닌 인터넷(IP)TV 업계의 송출수수료 인상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케이블TV협회 측은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라 합리적인 TV홉쇼핑 송출수수료 산정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임했지만, 홈쇼핑사의 과도한 인하 요구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회 측은 가입자 수 감소 비율과 홈쇼핑 매출 증감 비율, 인터넷·모바일 커머스 중 방송 상품 매출 증감 등의 요소를 산정안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케이블TV 업체 입장에서도 홈쇼핑 송출수수료의 추가적인 인하를 용인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발간한 '2023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을 보면, 지난해 방송사업 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은 케이블TV 42.2%, 위성방송 36%였다. 케이블TV 시장이 사실상 쇠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전체 매출에서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 추세다.
홈쇼핑 채널이 송출수수료 문제로 케이블TV 방송을 상대로 송출 중단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CJ온스타일이 LG헬로비전을 상대로 송출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또 현대홈쇼핑이 KT스카이라이프와 LG헬로비전에,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강남에 송출 중단 공지를 냈었다. 다만 공지 이후에도 양측 간 물밑 협상이 지속해서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실제 송출 중단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이처럼 비록 '블랙아웃'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홈쇼핑사와 유료방송 업체 간 송출수수료 협상을 두고 충돌이 지속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부터 대가검증협의체를 더욱 활성화했다. 대가검증협의체는 송출수수료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사업자 간 갈등 중재를 위한 성격이다. 기본협상기간 5개월에 추가협상기간 3개월 이후에도 합의되지 않거나, 사업자 중 한쪽이 협의 종료 의사를 밝히면 협의체가 열리게 된다.
대가검증협의체는 주로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등을 살피고, 대가산정 협상에서 고려할 여러 요소값들이 적정한지 여부를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에도 사업자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대가검증협의체가 올해 초까지 지속된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내년 초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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