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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백골로 발견된 가출 소년…"내가 때렸어" 사진 찍어 자랑까지 한 악마들[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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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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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경기 오산시 내삼미동 한 야산에서 경찰이 백골 시신을 발굴하고 있다./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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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인 2020년 11월 2일. 가출 청소년을 살해해 암매장한 이른바 '오산 백골 시신' 사건의 주범 A씨(당시 23세)에게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살인과 사체은닉을 도운 공범 2명에게도 징역 30년과 징역 25년이 각각 선고됐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불법행위를 시키며 달아나지 못하도록 감시했고, 도망친 피해자가 경찰에 범죄 행위를 신고하자 '보복 살인'을 계획했다. 완전범죄로 끝날 뻔했던 사건은 벌초객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범행 11개월 만에 붙잡힌 이들은 현재 감옥에서 죗값을 치르고 있다.


가출 청소년 유인해 불법행위 지시…신고하자 '보복 살인'

A씨는 공범들과 함께 서울 구로구에서 숙소 생활하며 가출 청소년들에게 불법행위를 시킬 목적으로 '가출팸'을 만들었다. 이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숙식을 해결해주고 쉽게 돈 벌게 해주겠다"고 홍보하며 가출 청소년들을 유인했다.

A씨 일당은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가명을 사용하며 가출 청소년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금한 뒤 물건을 훔치게 하거나 다른 사람의 체크카드를 배송하게 하는 등 불법행위를 지시했다.

피해자 B군(당시 16세)은 2018년 4월부터 약 3개월간 가출팸에서 생활하다 가까스로 도망쳤다. 이후 다른 사건으로 경찰에 붙잡힌 B군은 A씨 일당이 저지른 범죄 행위를 신고하고 증거물을 제출했다.

이를 전해 들은 A씨는 '보복 살인'을 계획했다. 그는 같은 해 9월 다른 청소년을 이용해 B군에게 "문신을 해주겠다"고 속여 경기 오산시 오산역으로 불러냈다. 문신업자로 위장한 공범은 B군을 공장 컨테이너 창고로 데려왔다. 그동안 A씨는 철물점에서 삽과 마스크 등 범행 도구를 구입했다.

A씨 일당은 범행 장소에 나타난 B군을 목 졸라 기절시킨 뒤 마구 폭행했다. B군이 피를 토하며 깨어나면 또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무자비한 폭력을 견디지 못한 B군은 결국 숨을 거뒀다.


시신 옷 벗겨 암매장…사진 찍어 주변에 자랑

A씨 일당은 B군 시신이 발견되더라도 신분을 알아내기 어렵도록 옷을 모두 벗겨낸 뒤 창고에서 약 92m 떨어진 야산에 묻었다. 이들은 암매장 직전 숨진 B군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이대로 묻힐 뻔했던 범행은 9개월 만에 들통났다. 2019년 6월 야산에서 묘지 벌초를 하던 시민이 B군 시신을 발견한 것이다. 당시 B군은 백골 상태였다. 옷은 벗겨져 있었으나 B군이 착용하고 있던 반지와 귀걸이가 발견됐다.

수사를 담당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백골이 나체 상체로 암매장된 점을 미뤄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다. 오른쪽 코뼈와 광대뼈 등에서는 골절이 확인됐다.

변사자는 △15~17세 남성 △혈액형 O형 △신장은 164~172cm로 추정됐다. 고르지 않은 치아 상태와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카락도 특징이었다.


이미 수감 중이던 가해자들…징역 25~30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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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경찰이 경기 오산시 내삼미동 한 야산에서 발견된 백골 1구에 대한 신원을 파악하고자 배포한 전단./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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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당 정보만으로 신원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웠다. 경찰은 '신원불상 남성 공개수배'라는 전단까지 제작해 배포했다. 또 비슷한 연령대의 가출자와 장기결석자 등을 전수조사했다.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도 살폈다.

그러던 중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반지, 귀걸이와 유사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10대 남성의 프로필 사진을 찾았다. 피해자 B군이었다.

경찰은 가출팸 일행을 탐문 수사한 끝에 A씨 등 20대 남성 3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다른 범죄로 이미 수감 중이거나 군 복무 중이었다. 범인들과 별개로 미성년자 2명은 B군을 유인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보복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머지 공범들은 보복살인, 사체은닉, 피유인자 살해, 미성년자 유인 등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2020년 2월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공범 2명은 각각 징역 30년과 25년을 선고받았다. 가해자들과 검찰은 항소했으나 모두 기각당했고, 대법원에서 형량이 확정됐다. B군을 유인했던 미성년자 2명에게는 소년부 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가출 청소년을 유인해 무자비한 폭행을 하고 피해자가 도망치자 찾아내 감금했다"며 "보복 목적으로 살인하고 사체를 은닉하는 등 죄질이 극히 나쁘다. 범행 잔혹성과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판결이 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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