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뇌, 정세희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잠수교 밑을 달리는 ‘7979 서울 러닝크루’ [자료=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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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나가서 뛰어라. 막연히 노화가 두렵다고 걱정할 시간에, 낫게 해달라고 기도할 시간에 당장 운동을 실천하라. 뇌신경 분야 재활의학 전문가이자 서울대 교수인 저자는 뇌 건강에 다른 방도는 없다며 이렇게 단언한다.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다.” 새내기 의사 시절인 20여 년 전부터 달리기를 취미로 삼았던 그는 독자가 건강한 삶을 위해 한발짝 움직일 수 있도록, 꾸준히 달릴 수 있도록 차근차근 손을 잡아 이끈다. 유명 블로거이기도 한 그는 뇌 건강에 관한 다양한 사례부터 자신의 미국 보스턴 마라톤 참가 경험담까지 쉽고 친절한 문체로 소개한다.
저자의 전공인 재활의학은 인간의 뇌·말초신경, 근골격계 기능이 병이나 사고로 인해 저하됐을 때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해 치료하는 학문이다. 수많은 환자의 뇌를 들여다보는 한편으로 뛰는 삶을 살다 보니, 저자는 달리기가 어떻게 뇌 건강과 노화 방지에 효과적인지도 알게 됐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운동은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또 고단한 치료와 재활 과정에서 질병에 맞서 싸울 수 있느냐,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느냐도 그 운동 경험에 달려 있다고 본다.
저자는 이를 ‘운동 잔액’이라고 표현한다. 한 푼 두 푼 모을 땐 티도 안 나지만, 급한 사정이 생겼을 땐 유용하게 쓰이는 비상금 같은 게 바로 운동을 통한 기초 체력이란 비유다. 또 치매, 암, 당뇨, 고혈압, 우울증 등 많은 경우 운동이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쓰이곤 하는데, 이는 약·주사·수술 같은 치료법과 달리 환자 본인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운동과 담을 쌓아버리면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도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돼버리기 때문에 미리 운동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도 진료실에 마주 앉아 좋은 영양제, 좋은 음식, 좋은 베개 등 손쉬운 건강법을 묻는 환자들에게 “그런 것은 없다”며 운동법을 처방한다. 운동은 시간 날 때 하는 게 아니라, 부디 시간을 쪼개서라도 해야 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조언은 절박하기까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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