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3 (일)

[보푸라기]배춧값 올린 수확 감소, 이런 때 보상하는 보험있다고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 보상
NH농협손보가 사실상 단독 판매
기후위기에 손해율 높아져도 가입 독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급등하면서 엄마들의 한숨이 깊어졌는데요. 다행히 중국산을 수입하면서 금세 가격이 안정되긴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배추가격이 왜 올랐는지, 이런 때 농가들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건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겐 모두 생소한 영역이지만 마침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들었던 '농작물재해보험'도 생각났고요.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비즈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확량 준만큼 보상해주는 '이 보험'

요즘 이상기후로 자연재해가 많이 발생하면서 농가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하죠. 수확량 급감으로 농가가 울적하면 비상이 걸리는 보험사가 있습니다. 바로 농작물재해보험을 판매하는 NH농협손해보험입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태풍이나 우박, 집중호우, 지진, 화재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상하는 상품입니다. 건강보험이나 여행자보험 등의 '자연재해로 발생한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기조와 정 반대죠.

농작물재해보험 상품은 △밭작물 △과수작물 △원예시설 △벼·맥류 △버섯 △수입안정보험 등이 있습니다. 농작물 품목으로는 우리에게 친숙한 사과, 배부터 벼, 감자, 고구마, 콩, 블루베리 등 총 73개가 있고요.

보장 내용은 생산비, 재파종, 수확 감소, 경작 불능 등이 있습니다. 이중 대표적인 게 수확 감소 보험인데요. 올해 수확량이 평년에 비해 줄었다면, 이 감수량에서 미보상감수량과 자기부담비율을 제외하고 보험금으로 지급합니다. 미보상 감수량은 약관에 명시된 자연재해 이외의 이유로 감소한 농작물의 양을 뜻합니다.

보험금을 계산하는 방법도 독특한데요. △시장 출하 시 정상 작물에 비해 가격 하락이 예상될 때 △시장 출하가 불가능하나 가공용으로는 공급할 수 있을 때 △가공용으로도 공급할 수 없을 때 등으로 나눠 피해량을 50~100%로 측정합니다.

건강보험처럼 항상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작물마다 가입 시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근은 8월 말, 시금치는 10월 말, 대파는 6월15일까지 가입할 수 있습니다. 보장 기간은 보통 수확이 개시되는 1년 후 까지지만, 작물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고요.

보험료는 상품과 재배 지역, 경작면적 등에 따라 다릅니다. 농가에서 이를 모두 부담하는 건 아니고, 정부에서 33~60%, 지방자치단체에서 30~50%를 지원합니다.

자연재해 잦아지며 손해율도 쑥

이 보험을 사실상 단독으로 취급하는 회사가 농협손보입니다. 작년 기준 농협손보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농작물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26.8%입니다.

그런데 농작물재해보험은 부침이 큰 상품입니다. 기후 위기로 자연재해가 잦아지면서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아졌습니다. 이 보험의 손해율은 2021~2022년 74.2%, 65.2%로 효자 노릇을 했지만, 작년에는 107.5%로 적자였습니다.

특히 폭우와 폭염이 연달아 닥쳤던 올해 여름에는 농가의 피해가 극심했을 것 같은데요. 최근 농협금융지주가 발표한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농협손보의 당기순이익은 1518억원으로 전년보다 59.8% 증가했습니다. 농협손보는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이 커졌고, 일반보험에서 이를 만회해 실적을 방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사실 정책상품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농협손보로선 적자든 흑자든 마음 한쪽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나 보험금 산정을 놓고 분쟁도 많고요. 업계에서 '유일하게 손해율 100%가 목표인 회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가입률이 꾸준히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 보험료가 부담스럽거나 제도 자체를 불신해 꺼리는 농민들이 있다"며 "보험료, 보험금 산정 방식을 고도화하고 가입 품목을 확대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