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PSG 플래그십 스토어 정중앙에 이강인 유니폼을 걸친 마네킹이 비치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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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는 365일 북적인다. 이곳에는 파리 대표 여행지로 꼽히는 에투알 개선문이 있고, 명품 브랜드 매장이 즐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한국인들 사이에선 새로운 파리 관광 공식이 생겨났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개선문·샹젤리제 코스에서 축구선수 이강인 소속 구단인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 매장 방문을 일정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여행 기간 동안 날짜가 맞으면 PSG 경기 관람도 빼놓지 않는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PSG 플래그십 스토어는 개선문에서 도보 5분 거리 샹젤리제 중심 번화가에 자리하고 있다. 총 2층 규모의 매장은 기존 면적 대비 두 배 넓혀 지난 2022년 1월 3일 새롭게 열었다. 지난달 13일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은 PSG 스토어를 직접 찾아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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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매장의 간판 모델은 단연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으로 시작해 이강인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강인 위상이 심상치 않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세로로 길쭉하게 설치된 전광판에 PSG 주장 아슈라프 하키미와 함께 이강인이 등장했다. 서너 걸음 옮기면 최신 디자인 유니폼을 진열한 ‘누벨 콜렉션’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이강인 영문 이름과 등번호 19번이 새겨진 셔츠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PSG 매장 담당 매니저는 “이강인 위주의 매장 구성은 그만큼 PSG 구단의 핵심 선수라는 의미”라며 “지난해 이적 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이강인과 관련된 상품도 덩달아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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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PSG 선수들이 경기에서 착용하는 고급형 어센틱과 재질을 달리해 가격을 낮춘 레플리카가 진열돼 있다. 가격은 각각 180유로(약 27만 원), 125유로(약 18만7000원)다. 홈·원정 유니폼 동일한 가격이다. 또, 주변에는 PSG 로고가 박힌 바람막이나 트레이닝 의류도 비치돼 있었다. 선수들이 몸을 풀 때 입는 훈련용 셔츠(50유로)도 마련해놨다. 각종 PSG 전용 악세서리도 팔았다. 머플러·스마트폰 케이스·키링·쿠션·파우치 등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상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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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PSG 여성 구단 유니폼과 갓난아기부터 초등학생 정도 크기의 입을 수 있는 운동복을 한 곳으로 모았다. 20유로에 원하는 이름과 등번호를 새길 수 있는 마킹존도 이곳에 위치한다. 현장에서는 유니폼에 부모와 아이 이름을 각각 새겨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탕·쿠키·컵·게임기·텀블러 등 소소한 기념품도 꾸준히 판매됐다. 구입가 100유로를 넘기면 면세가 적용돼 대부분 관련 서류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었다.
10월 31일(현지시간) 이강인이 RC 랑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PSG 홈구장에서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PSG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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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PSG 유니폼 판매량 1위
손흥민도 유럽 전체 5위 기록해
이번 시즌 이강인 유니폼 판매량은 팀 내 1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PSG에서 함께한 킬리안 음바페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적수가 없어졌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올 4월까지 온라인 판매의 경우 이강인은 음바페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음바페에 이어 두 번째로 판매량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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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역시 이강인 마킹 유니폼의 경우 일부 사이즈는 품절이었다. 파랑 계열의 홈 셔츠는 사이즈별로 골고루 남아있었지만, 일상복에 받쳐 입기 좋은 흰색 바탕의 원정 유니폼은 XL 사이즈가 전부 나갔다. PSG 매장 관리자는 “아시아 중에서 한국이 인터넷 판매 순위를 장악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 역시 한국 방문객이 많고 대부분 이강인 유니폼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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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은 세계적인 축구 클럽 사이에서 이른바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포츠 웹진 디 애슬레틱 영국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유니폼 판매 현황을 다룬 특집 칼럼을 내고 지난해 토트넘 훗스퍼 손흥민 유니폼이 유럽 판매량 5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황희찬의 울버햄튼 원더러스 FC 유니폼 판매도 한국 주문 물량 덕분에 1000% 이상 늘었다고 한다. 지난달 29일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진행한 ‘PSG 이강인 저지&굿즈’의 경우 동시접속자가 29만명이 몰릴 정도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최근 국내 축구선수들의 해외 진출 사례가 늘면서 축구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유니폼 판매와 직결됐다. 실제로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 측은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PSG 홈구장)를 찾는 한국 팬들이 지난 시즌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PSG 유튜브 채널 구독자 국적도 프랑스 다음으로 한국이 가장 많다. PSG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PSG 구단은 지난 3월 서울 강남에 3층짜리 플래그십 매장을 개점했다. PSG가 직접 관리하는 플래그십 매장이 있는 나라는 프랑스, 미국, 한국 셋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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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업계 관계자는 “좋아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다보면 자연스레 유니폼과 같은 구단 용품 등을 간직하고 싶어한다”며 “경기장 안에서는 팬과 선수의 동질감을 이끌어내고, 밖에서는 다른 사람과 차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들은 매 시즌 새로운 디자인의 유니폼을 선보이며 판매 활로를 찾는다”며 “축구 선수들이 천문학적 연봉을 받는 이유도 유니폼 같은 추가 수익에 기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단들은 유니폼 세분화 전략으로 소비자 지갑에 다시 한 번 접근하고 있다. 홈과 원정 킷과 함께 각 리그 대항전에 착용할 세 번째 유니폼을 별도로 만들어 시장 반응을 살핀다. 규정에 맞춰야하는 공식 유니폼과 달리 디자인 제약이 줄어들면서 보다 높은 완성도가 장점으로 꼽힌다. 또 한글날에는 한글 유니폼이나 한글 이벤트를 열면서 관심을 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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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축구 유니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이 중 인기 상품인 대구FC 유니폼의 여성 소비자 비중은 40%에 달했다. 스포츠웨어가 성별을 넘어서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 받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남녀 전반 운동 문화가 발전하고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스포츠웨어 장점이 부각되면서 유니폼 시장은 앞으로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특히 최신 유니폼들은 과학기술이 접목돼 소재가 가볍고, 활동성과 기능성이 뛰어나 남녀노소 일상복 활용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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