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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슈퍼스타는 달랐다"…박세은·김기민의 '라 바야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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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리허설만으로 완벽한 호흡…김기민 독무에 3분간 기립박수

15년 만에 펼쳐진 앙상블…3일 마지막 공연에도 동반 출연

연합뉴스

관객에게 인사하는 박세은과 김기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박세은과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라 바야데르' 공연을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11.01 hyun@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세계적인 발레스타 박세은(36)과 김기민(32)의 무대는 달랐다.

1일 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수석 무용수) 박세은과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함께 올랐다. 지난달 30일 시작한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공연 사흘째였다.

이 작품은 인도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젊은 전사 '솔로르'의 공주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박세은이 '니키아', 김기민이 '솔로르'로 특별 출연했다.

2009년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 이후 15년 만에 한 무대에 선 두 사람은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1막 시작과 함께 김기민이 그랑주테(뛰는 동시에 다리를 앞뒤로 크게 벌리는 동작)로 등장하자 객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마치 무협영화의 주인공처럼 땅을 딛지 않고 하늘을 나는 듯한 김기민의 가벼운 몸놀림에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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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주역 박세은(왼쪽)과 김기민
[국립발레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진 '사랑의 맹세' 파드되(2인무)에선 박세은과 김기민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만날 수 있었다. 공연 전에 리허설을 세 차례밖에 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은 베테랑다운 무대를 선보였다. 애티튜드(한 쪽 다리를 굽혀서 들어 올린 상태에서 반대 쪽 다리로 균형을 잡는 동작)와 아라베스크(한 다리로 균형을 잡고, 반대쪽 다리는 쭉 펴서 뒤쪽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 자세를 한 박세은의 손을 잡은 김기민이 박세은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프롬나드 동작은 관객을 설레게 할 정도로 우아했다.

'솔로르'와 왕국의 공주 '감자티'의 약혼식을 다룬 2막은 말 그대로 김기민의 '원맨쇼'였다.

40여분 간의 디베르티스망(이야기의 줄거리와 관계없이 단순한 구경거리로 삽입하는 춤)으로 이뤄진 2막에서 김기민은 단 1분간의 독무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허공에서 한 번 더 뛰는 듯한 높은 점프 동작 뒤 곧바로 그랑주테를 해내자 객석은 전율에 휩싸였다. 흥분한 관객들은 고함 같은 탄성과 함께 3분간의 기립박수로 찬사를 보냈다. 오케스트라도 잠시 음악을 멈추고 김기민의 놀라운 춤에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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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과 김기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박세은과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라 바야데르' 공연을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11.01 hyun@yna.co.kr


'솔로르'가 망령의 세계로 들어가 살해된 '니키아'를 재회하는 3막은 박세은과 김기민의 갈라쇼 무대였다.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2인무는 발레 교본에 나올만한 시범과도 같았다. 두 사람이 번갈아 선보인 피날레 독무도 객석을 압도할 정도로 완벽했다.

주·조역 무용수들의 잦은 실수로 어수선해진 분위기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무대의 중심을 잡아준 두 베테랑의 무게감도 인상적이었다.

1막에서 '감자티'로 출연한 안수연이 피루엣(한 다리를 축으로 회전하는 동작)을 하다 넘어지고, 깨진 소품 조각이 무대에 나뒹구는 등 해프닝이 잇따랐다. 돌발 상황에 출연진은 3막까지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상연된다. 박세은과 김기민은 3일 마지막 무대에 한 번 더 오른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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