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 오조작. 유엔유럽경제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국교통안전공단 발표 자료 [사진=자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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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택시 운전자 A씨는 지난해 11월 사고를 낸 뒤 급발진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페달 블랙박스에 촬영된 급발진 의심 사고를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 ‘페달 오조작’으로 밝혀졌다.
택시 운전자는 골목에서 우회전한 뒤 3초간 30m를 달리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6번이나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곱 번째 가속 페달을 밟은 후에는 충돌할 때까지 계속 밟은 상태를 유지했다. 충돌 직전의 차량 속도는 시속 61km로 추정됐다.
담벼락을 충돌하기 전까지 총 119m(약 7.9초)를 달리는 동안 택시 운전자는 단 한 번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
택시 운전자는 골목에서 우회전한 뒤 3초간 30m를 달리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6번이나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곱 번째 가속 페달을 밟은 후에는 충돌할 때까지 계속 밟은 상태를 유지했다. 충돌 직전의 차량 속도는 시속 61km로 추정됐다.
담벼락을 충돌하기 전까지 총 119m(약 7.9초)를 달리는 동안 택시 운전자는 단 한 번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
자동차 급발진이 아니라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잘못 조작해서 발생하는 사고는 연간 2000건이 넘는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또 페달 오조작 사고 4건 중 1건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자사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의 자동차 사고를 분석한 결과다.
시청역 참사 현장 [사진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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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에 따르면 페달 오조작 관련 사고 발생은 총 1만1042건으로, 연평균 2008건 발생했다. 매월 167건 발생하는 셈이다.
페달 오조작 사고는 브레이크를 밟으려고 하다가 가속페달을 밟거나, 주차 중 갑자기 급가속하는 등 가속 페달과 감속 페달을 번갈아 밟는 상황에서 나타난다.
주차구역 내에서 주차·후진·출차 중 전체 페달 오조작 사고의 48.0%가 발생했다.
도로 주행 또는 교차로 좌·우회전 중 운전자 의도와 다르게 브레이크를 밟으려다가 가속페달을 밟아 발생한 사고도 30.1%로 집계됐다.
차량정체 시 교통신호로 인해 감속이나 정지 상황에서 오조작으로 일어난 사고는 21.9% 나왔다.
사고로 파손된 벤츠 차량.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다. [사진출처=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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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 살펴보면 61세 이상부터 페달 오조작 사고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전체 페달 오조작 사고 39.1%가 61세 이상이었다. 65세 이상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2718건으로 전체 오조작 사고의 25.7%를 차지했다.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의 사고 점유율(16.7%)과 비교하면 페달 오조작 사고의 65세 고령 운전자 사고 점유율은 1.5배 수준이었다.
70세 이상을 보면 오조작 사고 점유율이 14.6%로 국내 운전면허 소지자 중 70대 비율(5.9%)보다 2.5배 많았다.
국과수, ‘시청역 역주행 참사’ 재연해보니
국과수 급발진 시연 [사진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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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일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도 운전자가 주장하는 급발진이 아니라 페달 오조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실험실에서 급발진과 관련한 재연 시연을 진행했다.
국과수는 시청역 사고에 대해 급발진을 주장한 운전자 주장을 토대로 이번 상황을 꾸몄다. 사고 운전자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페달이 딱딱했고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혁 국과수 법공학부 교통과 차량안전실장은 급발진 논란에 대해 “브레이크 시스템에 전자적인 문제가 있어도 수동으로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차는 반드시 서게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제동 시스템이 무력화돼 브레이크가 딱딱하다는 느낌이 있는 상황에서도 브레이크를 충분히 밟으면 차는 완전히 정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청역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열심히 밟았지만 딱딱했고 제동등조차 들어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과수 급발진 시연 [사진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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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연에 사용된 제네시스 차량도 제동 제어기 연결을 아예 끊었지만 브레이크를 밟자 빠르게 돌던 바퀴가 정상적으로 멈췄다. 제동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 실장은 “제동시스템은 최후의 안전장치여서 엔지니어는 어떤 상황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서게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동시스템은 독립적이라 다른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는 선다”면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아도 가속 페달이 무력화되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이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브레이크 자체에 기계적인 결함이 있다면 제동되지 않을 수 있지만, 시청역 사고는 모든 제동시스템에 문제가 없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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