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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더 똑똑해진 AI, 돈은 받을게요" 유료화 전환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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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우 상품 잇따라 출시

개발비 상쇄하려면 수익창출 필수

네이버 1.3만원에 '파파고플러스'

한컴·NHN도 유료 구독상품 강화

전세계 AI 인앱 결제 올 4.5조 육박

구독시장 선점·생존 위해 승부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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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AI 구독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을 상쇄하는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유료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쩐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AI 기술 개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료 서비스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AI 서비스를 유료 구독형으로 내놓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네이버는 최근 AI 번역 플랫폼인 ‘파파고’의 유료 구독형 서비스인 ‘파파고 플러스’를 정식 출시했다. 파파고 플러스는 이미지·문서 번역 기능 등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제공하는 기능에 따라 세 가지 요금제로 나뉜다. 이용자는 최소 월 1만 3000원부터 최대 월 7만 5000원까지 금액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글과컴퓨터(030520)(한컴)도 최근 구독형 문서 편집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한컴독스AI’를 선보였다. 개인 기준 월 6900원의 요금을 내고 있는 한컴독스 구독자는 무료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AI를 통해 문서 초안을 작성하거나 편집할 수 있으며 AI 챗봇에게 문서 탐색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한컴은 한컴독스에서 나아가 자사 서비스에 AI 기능을 전방위적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NHN(181710)도 유료 구독형 AI 서비스에 가세했다. 지난 달 AI 업무 협업 툴인 ‘두레이AI’를 공개한 NHN은 제품을 고도화한 뒤 이달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두레이AI는 기존 업무에 필요한 서비스를 올인원으로 제공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두레이’에 AI를 결합한 제품으로, 메일·메신저·드라이브 등에 AI를 연계했다. 비즈니스 모델은 유로 구독형으로 설정했다. 매월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메일 자동 완성, 업무 요약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라이너와 스캐터랩 등 스타트업들도 AI 유료 구독형 서비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이 돈을 내야하는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배경으로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AI 구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전 세계 AI 애플리케이션(앱)의 인앱결제 수익은 올 8월까지 20억 달러(약 2조 7592억 원)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익(22억 달러·약 3조 351억 원)에 육박했다. 올해 글로벌 AI 앱 수익이 33억 달러(약 4조 552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 IT 업체로서는 하루 빨리 시장에 뛰어들어 입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AI 개발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투자금을 상쇄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요 IT 기업들은 AI 서비스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AI 시장을 이끌고 있는 오픈AI가 그간 투자한 개발비만 70억 달러(약 9조 657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오픈AI의 지난해 연간 매출(16억 달러·약 2조 2073억 원)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첨단 AI 모델 훈련 비용이 최근 들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현재까지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IT 기업들이 유료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유료 AI 서비스를 검토 중인 기업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중심의 AI 비서 서비스 ‘카나나’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035720)도 유료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에 인력과 자금 등 수많은 인프라를 투자한 데다 실적이 둔화되고 있어 새로운 캐시카우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연내 직원 테스트를 거쳐봐야 BM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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