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포스코, 3분기 영업익 '반토막'…업황 부진에 中 저가공세 '울상'
中철강 반덤핑제소 나섰지만 하세월…트럼프·해리스 모두 '보호주의' 내걸어 고민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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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내 철강업계의 수난시대가 길어지고 있다. 글로벌 건설경기 부진에 중국산 저가철강 밀어내기 공세로 3분기 실적이 급전직하했다. 업계는 목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카멀라 해리스 두 후보 모두 자국산업 우선주의와 수출입 규제 등 보호주의 기조를 천명하고 있어 전망은 밝지 않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3분기 매출액은 9조4790억 원, 영업이익은 439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2.0%, 39.8%씩 감소했다. 중국 철강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중국 법인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줄어든 탓이다.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004020)도 사정은 비슷하다. 3분기 매출액 5조 6243억 원, 영업이익 51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77.4% 급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5일 콘퍼런스콜에서 "제품 가격이 가장 좋았을 때 대비 30% 하락했을 정도로 시황이 굉장히 좋지 않다"며 "이익률은 시황 반등 전까지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 사장도 지난달 30일 콘퍼런스콜에서 "당초 예상보다 철강의 가격 하락 폭이 조금 더 깊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로 쏟아지는 중국산 저가철강을 막기 위해 반덤핑(AD) 제소 등 행동에 나선 상태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조사에 나선 상태다.
최상건 현대제철 전략기획본부장은 "후판 제품뿐만 아니라 열연강판을 비롯해 다양한 (중국·일본산) 수입 철강 제품들에 대해서도 산업피해 심각성에 대한 사실관계를 검토 중이며 적극적으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도 "한국 철강 산업은 현재 무역보호 장치가 거의 전무한 상황으로, 어떤 형태로든지 불공정무역 행위에 따른 적합 수입재에 대한 (보호)규제는 당연히 시행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비슷한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2024.09.2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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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의 조치는 빨라도 내년 중반이다. 반덤핑 예비조사와 본조사는 각각 3개월씩 총 6개월이 소요되는데, 업계는 예비조사 종료 후 관세를 매기는 예비판정 등 제반 절차를 고려하면 최대 1년 뒤 반덤핑 관세 부과에 대한 정부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밀어내는 저가철강이 국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한데, 반덤핑 제소 외에는 사실상 규제 장치가 없다"며 "이마저도 1년 뒤에야 (정부의) 판단이 나오기 때문에 그 사이에는 속수무책인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 결과도 고민거리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미국 우선주의와 자국 이익 극대화를 정책 기조로 내걸고 있어 업계에선 '누가 돼도 어렵다'는 한숨이 벌써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해리스(민주당)가 집권할 경우 불공정무역 제재 강화, 탄소중립 목적의 수출입 규제 도입으로 수출 시장 및 수출 품목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트럼프(공화당)가 대권을 잡아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규제가 강화돼 한국 철강 수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두 후보의 대선 공약이 큰 틀에서는 자국이익 중심의 보호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철강 232조 재산정시 대미 수출쿼터가 더 축소될 수 있고, 민주당의 친환경 정책이 유지된다면 탄소장벽 도입에 따른 제약이 현실화할 수 있다. 어느 쪽도 어렵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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