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모습.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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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향후 4년 간의 국제 질서와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결정지을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예측 불허의 접전 양상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7개 경합주에서 마지막까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 뉴욕증시는 해당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월가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 대선 결과의 향방에 단단히 채비하는 모양새다. 대선 당일과 전후로 변동성이 증폭할 수 있는 데다, 초박빙 선거인 만큼 선거 결과 발표가 지연되거나 불복 가능성, 소송전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4년 전 대선 당시 벌어졌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과 1·6 미국 의사당 폭동(Capitol Riot) 사태에 대한 트라우마 역시 선명한 상황이다.
뉴욕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시장에 가장 유리한 결과는 확실한 승자가 나오고, 의회의 권력이 분산되는 시나리오라고 봤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요인인 불확실성을 줄이고, 의회 권력 분산으로 극단적인 정책 변화를 막는 것이 금융시장이 가장 선호하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미국 주식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단기적인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특정 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스윕(sweep)’ 시나리오도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월가 대형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줄리암 엠마뉴엘 수석 전략가는 만약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승리하는 이른바 ‘레드 스윕’이 펼쳐질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대선 직후 수일 내에 6000 오를 수 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고 민주당이 승리하는 ‘블루 스윕’의 경우 S&P500이 5700선으로 단기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결국 연말 S&P500지수는 6200~6300선으로 오를 것이라고 봤다. 대선 결과가 시장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비슷한 수준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시장이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며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 트럼프 대선 승리에 베팅한 투자)’를 펼쳐온 점도 변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와 해리스 간의 접전이 지속 중”이라며 “결과 승복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든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임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만약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거나 결과가 바로 확인되지 않을 경우 시장의 급속한 되돌림이 일어나 변동성이 더욱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만약 실제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경우 ‘트럼프 2기’를 가격에 반영하려는 시장의 발작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기업실적보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한동안 거칠게 반영해왔다”면서 “막상 대선 이후 흐름은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된다. (공약했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멕시코, 베트남, 한국의 피해가 클 전망”이라며 “2018년 당시에 비해 실적 감소 폭이나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은 위안거리”라고 짚었다.
이번 주(11월 4일~11월 8일, 현지시간)에는 미 대선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형 이벤트도 예정됐다. 대선 다음날부터 열리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11월 FOMC 결과는 대선 단 이틀 후에 발표된다.
시장은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25bp(1bp=0.01%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으나, 대선 직후인 만큼 변동성이 증폭할 여지가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1월 FOMC에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은 95.4%에 이른다. 동결(4.75~5.00%)할 가능성은 4.6%였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의 정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거나 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발언 등을 한 적이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2017년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 시절에 지명한 인사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인터뷰를 통해 “당선되면 파월 의장을 재지명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물론, 파월 의장의 임기가 1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연준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는 금리 인상이 아닌 금리 인하기에 있는 만큼 파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민감한 시기인 만큼 11월 회의 직후 예정된 파월 의장의 기자간담회 발언 등이 주목된다.
김대준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연준이 과연 금리를 더 내일 수 있는지에 대해선 확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10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 22만3000명에서 대폭 낮아진 1만2000명으로 올해 최악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꾸준히 상승했고 실업률도 4.1%로 유지되어 ‘삼의 법칙’ 수치가 0.43%포인트로 내려가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악재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면서 “미국채 금리가 오히려 상승하면서 주가에 부담이 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에는 뉴욕증시 상장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S&P500지수를 구성한 종목 중 100여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자 회계 조작 혐의로 최근 주가가 폭락한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가 실적을 발표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미 실적을 발표한 350개 S&P500지수 기업은 75%의 확률로 긍정적인 실적을 보고했다. 다만,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밸류에이션 우려가 이어지면서 이번 실적시즌은 주가에 상승 탄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3대 지수는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0.15% 내렸다. S&P500지수는 1.37%, 나스닥지수는 1.5%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 21.8선에서 마감했다. VIX 지수는 지난주 한때 글로벌 증시 투매가 있었던 지난 8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었다.
김대준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 포지션에 급격한 변화를 줄 필요가 없는 한 주”라며 “(미 대선, FOMC 등) 결과를 모두 확인하고 움직여도 늦지 않으며, 방어에만 집중하는 한 주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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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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