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북한강 30대 여성 변사체’ 사건과 관련해 긴급체포된 30대 남성은 현역 영관급 장교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말다툼 끝에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강원청 형사기동대는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30대 후반 A씨를 전날 서울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경기 과천 소재 한 군부대 주차장 자신의 차량 내부에서 B(33·여)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 졸라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피의자 A씨는 체포된 후 곧장 협의를 시인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조사하는 등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한편 신상 공개를 검토 중이다.

A씨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흘 뒤인 28일께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 피해자 B씨는 지난달 말까지 A씨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같은 부대에서 친하게 지내오다 최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를 살해한 후 같은 날 오후 9시쯤 부대 인근 공사장에서 사체를 훼손하고,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오후 9시 40분쯤 화천 북한강변에 시신과 함께 범행 도구를 유기했다. A씨는 10여년 전 화천지역 군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시신이 금방 떠오르지 않도록 시신을 담은 봉투에 돌덩이를 넣기까지 했다.

A씨가 체포되기 하루전인 2일 오후 2시 46분쯤 화천군 화천읍 화천대교 하류 300m 지점에서 다리로 보이는 시신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이날 시신 일부가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수부를 투입해 수중 수색을 벌이다 날이 어두워지자 철수했다. 이튿날인 3일 오전 10시 30분쯤 시신이 처음 발견된 곳으로부터 500여m 떨어진 붕어섬 선착장 인근에서 훼손된 시신 여러 점이 담긴 비닐 등을 추가로 발견해 인양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사체 유기에 유류물과 발견된 신체 일부에 대한 지문감식 및 DNA 감정 등을 통해 피해자 신원을 확인했다. 이후 피해자 통화내역 등 통신수사, 피해자 가족탐문 등을 통해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증거를 확보한 후 3일 오후 7시 12분쯤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를 배회하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현장에서 저항 없이 순순히 체포에 응했으며 곧장 혐의를 시인했고, 춘천으로 옮겨져 이뤄진 1차 조사에서도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경찰은 이날 A씨를 상대로 2차 조사 후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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