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하부 뇌 신경초종 환자에게 감마나이프 수술 전 치료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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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시행하는 감마나이프 수술로 뇌 하부에 생기는 ‘하부 뇌 신경초종’ 종양을 억제하는 치료 효과를 밝힌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김영훈 교수 연구팀은 하부 뇌 신경초종 치료를 위해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53개월간 추적관찰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신경외과 저널(Journal of Neurosurgery)’에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1994~2021년 이 수술을 받은 환자 60명 중 55명(91.6%)에게 종양의 성장이 억제되는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흔히 ‘무혈 수술법’이라고도 불리는 감마나이프 수술은 뇌종양, 뇌혈관 기형 등의 뇌질환 병변에 고에너지의 감마선을 집중시켜 치료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상태나 병변 특성에 따라 머리를 여는 수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수술법은 두개골 하부에 있는 뇌신경에 양성종양이 생겨 삼킴 곤란, 언어 장애, 운동 능력 실조 등의 증상을 보이는 하부 뇌 신경초종 치료에도 시행되어 왔다. 하지만 이 질환이 국내 뇌종양 중 1% 정도만 차지할 정도로 발생률이 낮아 치료 효과에 대한 장기적인 분석이 부족했던 한계가 있었기에 연구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장기 치료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전체 하부 뇌 신경초종 환자 60명의 감마나이프 수술 후 무질병 1·2·3년 생존율은 각각 96.5%, 91.5%, 89.0%였다. 추적관찰 기간 후에 삼킴 곤란, 운동능력 실조 등 이 질환으로 인한 신경계의 증상 여부를 분석해보니 30명(50%)은 호전됐고, 20명(33.3%)은 안정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7명(11.7%)은 일시적으로 악화됐지만 큰 문제 없이 회복됐으며, 3명(5%)은 증상이 악화됐다. 환자들을 종양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분류하면 경정맥공 신경초종 환자는 47명, 설하신경 신경초종 환자는 13명이었는데, 이 세부질환별로 종양 억제 효과가 나타난 비율은 각각 91.5%, 92.3%였다.
김영훈 교수는 “뇌종양 중에서도 발생률이 낮아 장기 치료 연구 결과가 없던 하부 뇌 신경초종에 감마나이프 수술의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면서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아도 하부 뇌 신경초종으로 인한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많은 수술을 시행하면서 풍부한 노하우를 쌓은 의료진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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