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멘트업계는 전기료 인상 등으로 시멘트 가격 조정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반면, 건설업계는 유연탄 가격이 내렸으니 시멘트 가격도 인하해야 한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023년 6월 5일 오후 경기도 안양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이 콘크리트 혼합물을 나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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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건설업계와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개최했다.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 협의체는 정부가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가 자율적으로 건설 원자재 가격을 협의하도록 유도해 원자재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난달 14일 첫 번째 협의체에 이어 이날 두 번째 협의체를 열었다.
국토부 건설정책국장 주재로 산업부, 기재부, 환경부 등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시멘트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대한건설협회 등 시멘트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협의체에 참석했다.
이날 협의체에서는 업계별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시멘트 가격 협상 관련 논의에 대한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 협의체 운영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최근 시멘트 주원료로 사용하는 유연탄 가격이 내려간 만큼 시멘트도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구매담당자들이 모여 만든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지난달 23일 한국레미콘공업협회와 전국 레미콘 제조사에 ‘시멘트 단가 인하 협상 추진’ 공문을 보냈다. 건자회는 공문을 통해 최근 유연탄 가격이 안정을 찾은 만큼 시멘트 가격을 톤(t)당 약 10%(1만1216원) 정도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멘트업계는 국내 시멘트 출하량이 줄어드는 데다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까지 겹쳐 시멘트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내수 시멘트 출하량은 3222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3% 감소했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전기요금도 지난달 산업용 기준으로 약 10.2% 추가 인상됐다. 시멘트업계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환경부문 설비투자 확대에도 힘써야 하기 때문에 시멘트 가격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의 입김으로 시멘트 가격 협상단에 참여한 레미콘업계는 난감한 입장이다. 레미콘 원료인 시멘트의 가격 인하는 레미콘업체 입장에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이후 레미콘 역시 가격 인하 요구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건자회가 직접 시멘트업체와 협상해 유연탄 가격 인상에 따라 시멘트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도 “올해 다시 건자회가 유연탄 가격이 내렸다며 시멘트 가격 인하 협상을 하는데 시멘트 구매사이자 레미콘 판매사인 레미콘업체를 끌어와서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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