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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마음상담소] 건강 유지에 중요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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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남 행복한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

이투데이

웰다잉 교육에 참여하셨던 어르신이 오랜만에 전화를 주셨다.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셨던 어르신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인사를 드리고 안부를 여쭤보니 목소리가 다소 무거우셨다.

“얼마 전에 30년 동안 했던 가게를 접었어요. 몸도 예전 같지 않은데, 경기가 안 좋아서 장사도 안되더라고요.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가게에 나가 앉아 있는게 할 일이었는데 수입은 없고, 월세는 월세대로 나가고, 자식들도 그만두라고 하도 성화를 해서 결국엔 그만뒀어요. 그래, 나도 이제 좀 쉬자. 그런데 막상 그만두고 나니 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평생 일만 했지 놀아보기를 했나 어디 돌아다녀 보기를 했나. 손주들 봐주는 것도 그때뿐이지. 벌이가 없으니 어깨도 움츠러들고, 할 일이 없으니 세상 바보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목소리가 축 처졌나 봐. 선생님한테 배운 웰다잉도 맞는데, 나는 그냥 마음 같아서는 일하다가 죽고 싶어요. 지금은 지루해서 죽을 것 같아.”

노인들에게 일은 단순히 생계 수단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일상생활과 건강관리가 필수이다. 또 일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며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사회적 역할을 수행함으로 보람과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경제활동을 통해 스스로 자립하며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단순히 돈을 넘어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총체적 활동이다. 물론 나이와 건강을 넘어 무리하게 일을 하는 것은 문제지만, 적당한 일은 오히려 노인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그러나 자녀들은 부모가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하는 것을 고생으로 생각하거나, 혹은 주위의 시선을 인식해 부모를 제대로 부양하지 못하는 불효자라는 죄책감을 갖기도 한다. 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시절,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신청서를 들고 새벽부터 줄 서서 기다리던 노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경쟁률은 대학입시에 못지않게 높았다.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서 무엇보다 살맛이 난다고 말씀하시던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을 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웰다잉을 위한 길목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소장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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