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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美 스타 다람쥐 '땅콩이' 강제 안락사... "트럼프도 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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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견병 바이러스 확산 우려 이유로
주정부가 보호자한테서 압류해 처분
일론 머스크 등도 "정부가 도 넘어"
한국일보

지난달 30일 광견병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한 미국 뉴욕주 환경보호국이 안락사 처분한 유명 다람쥐 '땅콩이'.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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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외모로 미국에서 사랑받은 다람쥐 '땅콩이(Peanut)'가 광견병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라 안락사 처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州)정부의 공권력 남용 논란이 불거졌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 유력 인사들도 당국 조치를 비판했다.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은 3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샌퍼드에서 열린 대선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땅콩이'의 안락사 소식을 듣고 "격노했다"고 전했다. 밴스 의원은 "수십만 명의 불법 이민 범죄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데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정부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며 "가장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땅콩이'는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67만 명이 넘는 유명 다람쥐다. 민간 동물보호소를 운영 중인 마크 롱고가 7년 전 어미를 잃은 땅콩이를 구조한 뒤 최근까지 보살펴 왔다. 롱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땅콩이 사진과 영상을 본 사람들은 "사랑스럽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일보

최근 안락사 처분된 유명 다람쥐 '땅콩이'와 보호자 마크 롱고. 롱고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땅콩이에게 비극이 닥친 건 지난달 30일이었다. 롱고가 사는 뉴욕주 환경보호국(DEC)이 땅콩이를 압류한 뒤 안락사 처분한 것이다. DEC는 땅콩이뿐만 아니라 롱고가 돌보던 너구리 '프레드'까지 데려갔고, 같은 이유로 안락사시켰다. DEC는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조사 과정에서 한 사람이 다람쥐에게 물리기까지 했다"며 조치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너구리의 경우 광견병 숙주 동물이지만, 다람쥐 등 설치류는 전염 우려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롱고는 SNS에 땅콩이가 세상을 떠난 소식을 전하며 "그들(주정부)의 동정심에 호소했지만 간곡한 요청을 무시하고 우리를 큰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해외 누리꾼들도 댓글에서 "실내에서 지낸 다람쥐가 어떻게 광견병에 걸릴 수 있나" "관련된 모든 사람을 고소해야 한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머스크도 엑스(X)에서 "정부가 도를 넘어 다람쥐를 납치하고 처형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람쥐들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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