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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美대선 1년 여정…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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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전 대사의 예언…절반은 맞췄다

앞당겨진 첫 TV토론…바이든의 '패착'이었다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대신 머스크 얻었다

민주당, 후보교체…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노컷뉴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리스 부통령(좌)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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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7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미 대선이 5일(현지시간) 각 주별로 일제히 시작된다.

누가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큰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어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투표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대선이 열리는 2024년은 새해 벽두부터 각당의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서 온통 선거가 화두가 된 해였다.

여기다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이 터졌고, 대선 후보직 전격 사퇴 카드가 등장하기도 했다.

①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예언…절반은 맞췄다


지난 1월 15일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각당의 대선 경선이 시작됐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찌감치 재선 의지를 밝힌터라 의미있는 도전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 후보자간 토론회도 거부하는 등 독불장군 행보를 걸었고, 경선 초반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마지막까지 경선에 남아 '역전극'을 꿈꿨으나 3월 '슈퍼 화요일'에도 기적이 일어나지 않자 경선에서 하차했다.

2월 공화당 대선 경선이 한창일 때 헤일리 전 대사는 바이든·트럼프 전·현직 대통령에 대해 "둘 다 인지력 검사를 받게 해야한다"며 '세대 교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80세가 넘은 바이든을 대선후보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당이든 세대 교체를 하는 곳에서 차기 대통령이 나온다"는 예언 아닌 예언을 하기도 했다.

물론 자당의 강력한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선에서 꺾기 위해 한 소리였지만, 어찌됐든 누구도 예상못했던 민주당의 후보 교체는 맞춘 격이 됐다.

경선 사퇴 이후 곧바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던 헤일리 전 대사는 4월에 "대선에서 트럼프에 투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적극적인 선거 조력자로는 나서지 않았다.

그러던 헤일리 전 대사가 선거 막판 한표가 시급한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전격 등장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음에 썩 내키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완벽하지는 않아도 더 나은 선택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대선은 트럼프에 대한 호불호 투표가 아니다"라며 "트럼프와 해리스 사이에서 선택해야하고 바이든·해리스의 지난 4년은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내 주류는 물론 중도층 유권자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헤일리 전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 일부 보수층과 중도층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②평소보다 앞당긴 첫 TV토론…바이든의 패착이었다


올 봄 무난히 각당의 경선에서 승리한 바이든·트럼프 전·현직 대통령은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가 될 것이라는 악평속에서도 '리턴 매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었던 탓에 양측의 지지율은 엇비슷하게 나오고 있었다.

특히 3월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국정연설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할 정도로 자신에 차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언급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했고 "증오, 분노, 복수, 보복은 가장 낡은 생각들이며 이런 생각을 갖고서는 미국의 미래를 이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인의 최대 약점인 '고령 리스크'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직면한 이슈는 우리가 얼마나 나이가 들었느냐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늙었느냐에 관한 것"이라며 정면 돌파를 선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측에서는 끊임없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에 문제가 있다고 물고 늘어지면서 "바이든은 TV 토론에 나서기도 벅찰 것"이라고 자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측의 지속적인 토론 요구에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대응했고, 6월 27일 CNN 주관 첫 대선후보 TV 토론이 성사됐다.

보통 양당이 대선후보를 공식 추인하는 전당대회 이후인 9~10월에 2~3차례 대선 후보간 TV토론이 열렸던 점을 감안할 때 6월 TV토론은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당일 밤 90분 동안 진행된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회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경제, 낙태, 국경, 외교 등 폭넓은 주제를 놓고 바이든, 트럼프 전·현직 대통령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하지만 토론 내내 바이든 대통령은 쉰 목소리였고 일부 질문에 대한 답변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이면서 참패했다.

바이든 캠프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감기에 걸렸다"고 전하기도 했지만 엎질러진 물을 다시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단 한번의 TV토론 실패였지만 후폭풍은 거대했다. 수면 아래 있었던 '후보 사퇴론'이 당안팎에서 '봇물'처럼 일어났기 때문이다.

③트럼프 암살 미수 '충격'…대신 머스크를 얻었다


민주당에서 '후보 사퇴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어수선했던 7월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중 총에 맞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총격범인 20세 백인남성 크룩스는 현장에서 사살됐고, FBI가 사건 전모를 파헤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범행 동기와 배후 등은 특정되지 않고 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간발의 차'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수층의 결집은 물론 중도층의 동정 여론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급차에 오르기 전 단상에서 청중을 향해 주먹을 높게 치켜들면서 자신이 '건재함'을 증명하는 동시에 '싸우자'라는 메시지를 던져 가뜩이나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과 확실한 대조를 보였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여러 가지로 타이밍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피격 이틀 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는 자당의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에 붕대를 댄 채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는 급상승했고,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는 끝났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대선을 하루 앞둔 지금, 당시 평가는 섣부른 것이었다는게 드러났지만 트럼프는 또 하나의 소득이 있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럼프 피격 직후 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하며 "과거 미국에서 이렇게 힘든 대선 후보가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10월 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이 벌어졌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다시 대규모 유세를 진행했고, 그날 처음으로 유세에 동참한 머스크는 "이번 선거는 1천표, 500표 차이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아는 모든 사람에게 유권자 등록 및 투표를 독려해달라"며 "헌법과 미국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드시 이겨야한다"고 강조했다.

말 뿐이 아니었다. 머스크는 지난달 19일 7개 경합주에서의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며 매일 한명씩을 추첨해 100만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는 '유권자 등록'을 직접적으로 거론했을 경우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7개 경합주 주민 한 명씩을 매일 무작위로 선정해 100만 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에서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100만달러 당첨자가 매일같이 등장하고 있고, 머스크의 전략은 선거에 무관심했던 젊은 남성들에게 주효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④'후보 교체' 꺼낸 민주당…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피격(7.13) 직후 공화당 전당대회(7.15~18)까지 이어지면서 한편의 각본없는 드라마를 써내려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컨벤션 효과'를 누릴 새도 없이 바이든 대통령은 7월 21일 대선 후보직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미 대선을 100여일 앞둔 상황에서 나온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대선판은 또 한번 요동쳤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사례는 2번 있었다. 1952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1968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주인공으로 묘하게도 두 대통령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고 그해 대선에서 공화당에 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면서 "내가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됐을 때 내린 첫 결정은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이었고, 그 결정은 최상이었다"며 해리스 부통령으로 결집해 이번 대선에 치르라는 명령 아닌 명령을 내렸다.

일부 우려와는 달리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강한 결속력을 보였고, 후원금도 역대 최고로 몰려들었다.

8월 말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말 그대로 '해리스 돌풍'이 이어졌고, 9월 초부터 러닝메이트인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경합주 유세에 나서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 나갔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며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말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트럼프 두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물론 7개 경합주에서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의 장담도 지금와서보니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운 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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