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북한강에서 30대 여성 시신을 훼손해 버린 피의자는 30대 후반 현역 육군 중령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같은 부대에 근무한 임기제 군무원이다. 경찰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강원경찰청은 4일 브리핑을 열고 30대 여성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는 현역 육군 중령 진급 예정자인 남성 A(38)씨라고 밝혔다. A씨는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이다. 피해자는 피의자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여성 B(33)씨인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강원 춘천경찰서에서 화천 시신 훼손 유기 사건 피의자가 조사를 위해 강원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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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격분해 목을 졸랐다. B씨가 숨지자 A씨는 차량에 시신을 둔 채 부대로 복귀했다. 당일 퇴근한 후인 오후 9시엔 인근 공사현장에서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다음날인 26일 오후 9시40분 북한강변에 시신과 함께 범행도구를 유기했다. 그는 훼손한 시신을 돌멩이와 함께 비닐에 넣어 물에 가라앉도록 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유기 장소로 화천을 선택한 이유는 과거 이곳에서 근무해 지리에 밝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이달 2일 오후 2시45분 화천읍 화천체육관 앞 북한강에서 시신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오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통화내역 등을 근거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하루 뒤인 3일 오후 7시12분 서울 강남 일원역 지하차도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경찰은 이날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5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A씨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의 공개 여부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친하게 지내던 사이”라며 “자세한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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