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기 위해 마이크를 만지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밤 전격적으로 대국민 담화 일정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5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7일로 잡힌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일정을 전날 윤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최근 상황과 관련해) 당에서도 이런저런 말씀이 계셔서 어제(4일) 용산 대통령실에 다녀왔다. ‘가급적 국민과 소통의 기회를 일찍 가지시면 좋겠다. 당초 11월 말 얘기가 나왔는데, 그것보다는 훨씬 이른 시점, 가급적 해외순방 전이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 참모진도 같은 건의를 한 것으로 안다. 대통령이 고심하다가 어젯밤에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하는 것으로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각종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해명, 독단적 국정운영 기조를 바꿀 쇄신을 요구했지만, 용산 대통령실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대신 윤 대통령은 친윤석열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를 따로 만나 당내 친윤계 의원과 원로·중진·지자체장 등의 여론 동향을 살핀 뒤 담화 시기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에서 언론에 담화 일정을) 알리기 전에 저한테 연락이 있었다”고 했다. 한동훈 대표는 사전에 대국민 담화 일정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3대 요구안을 들고 온 한 대표와 면담을 한 직후, 추 원내대표를 따로 불러 당 상황을 논의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10%대 지지율 등 국정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공천 개입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를 11월 말로 미뤄둔 상태였다. 이를 두고 미국 대선, 순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심 선고 결과 등에 따라 여론 풍향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는 한가한 태도라는 비판이 여권에서 나온 터였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