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매출 75조원 규모, 편의점의 3분의 2 수준이지만 격차 계속 좁혀
의약품으로 안정적 매출 확보 동시에 식품 할인 전략
고령화도 약국 성장에 도움, 편의점은 코로나 이후 하락세
도쿄도의 한 드러그스토어에서 고객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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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주쿠에 사는 나카키타 코지씨(가명)는 매일 아침 출근 길에 계란 샌드위치로 식사를 한다. 지하철역 내 세븐일레븐이 있지만 그는 굳이 길을 건너 '토모즈'라는 드러그스토어로 향한다. 세븐일레븐의 계란 샌드위치는 310엔(약 2800원)이 넘지만 드러그스토어는 200엔(약 1800원) 초반대로 살 수 있어서다. 음료와 과자 등 주전부리도 드러그스토어가 훨씬 싼 편이라 퇴근 길에도 웬만하면 드러그스토어를 애용한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드러그스토어(약국)이 성장을 지속해 편의점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의약품을 중심으로 식품 등 생필품 취급을 넓히면서 고령화 사회의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하락세인 편의점 시장의 빈 틈을 파고든 드러그스토어가 소매업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5일 일본 경제산업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드러그스토어의 매출액은 8조3438억엔(약 75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2% 성장했다. 편의점 매출액에 비해 아직 약 3분의 2 수준이지만 그 격차는 해매다 좁혀지는 추세다.드러그스토어의 강점은 저렴한 식품이다. 의약품으로 안정된 이익을 확보할 수 있어 식품의 가격을 낮추기가 쉽다. 실제 드러그스토어에서는 음료, 과자, 조미료 같은 상품을 편의점과 슈퍼마켓보다 싸게 파는 가게가 많다. 할인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일본 국민들의 생활 습관을 정조준한다. 덕분에 드러그스토어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드러그스토어 진화의 또 다른 핵심은 처방약을 제공하는 조제약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 조제약국 사업은 고령자를 포함해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거점으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편의점 점포의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체인에 가입해 개인 소유주가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드러그스토어는 직영점이 주류로 본사의 방침으로 유연하게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뚜렷한 시기에는 절약을 추구하는 고객을 불러들이기 쉽다.
편의점 업계가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대기업 3사가 시장점유율을 거의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드러그스토어도 업계 재편이 활발하다.
일본 각지에 각 드러그스토어가 난립해 있지만 최대 유통 업체인 이온 계열의 웰시아홀딩스와 츠루하홀딩스가 합병하는 등 점차 산업 지도가 변화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드러그스토어는 코로나19 이후 2021년부터 특수를 누렸고 꾸준히 높은 수준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며 "하지만 편의점은 코로나 때부터 침체돼 회복하고 있지만 기세가 약하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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