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3일까지 심사…정정 요구할까
최근 3개월 심사 보니…대부분 일정 연기돼
금양 등 5곳은 금감원 직접 제공…고려아연도 '허위공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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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고려아연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금융감독원 심사대를 통과할 지 시장 관심이 쏠린다. 공개매수를 진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진행하는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가치를 훼손, 불공정거래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최근 3개월 사례를 살펴봤을 때 제 기간 안에 증권신고서가 효력이 발생된 건 극히 일부에 그쳐 고려아연의 유증도 늦어지거나 아예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금감원 심사 문턱 '쉽지 않네'…두달째 연기도 3건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지난달 30일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심사 중이다. 오는 13일까지 특별한 정정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고려아연은 신고서에 기재한 조건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자본시장법상 상장법인의 주식모집 효력발생일은 제출 이후 10거래일(주주·제3자배정은 7거래일)이다.
하지만 최근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들이 효력이 발생하기까지는 한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두달째 대기 중인 곳들도 있다.
신고서의 주요 내용에 정정이 발생하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효력발생일이 재기산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스스로 내용을 보완하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증권신고서를 심사하는 금감원 공시심사실과 소통하며 보완을 진행한다. 기업의 '자진 정정' 외에도 금감원이 직접 반려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중대한 거짓·누락·허위기재 등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금강뭔은 공시를 통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다.
최근 3개월(8월~) 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19곳 중 아직 효력발생일이 도래하지 않은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주요 내용 정정으로 효력발생일이 미뤄졌다. 예정된 10거래일 이내 신고서가 통과된 건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유일했다.
기업들의 신고서 정정 사유는 매출처 편중,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별 진행상황 등 사업 내용 상 중차대한 리스크를 자세히 기재하지 않아 보완이 이뤄진 경우가 다수다.
에스티큐브, 압타머사이언스, 미래산업 등 3곳은 8월 신고서를 제출하고 아직 두달 넘도록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은 곳도 5곳에 달한다. 관리종목·상장폐지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거나 주요 재무사항 리스크(적자·자본잠식·추가 재무변동 등)에 대해 충분히 기재하지 않아 반려된 것이다.
이오플로우는 3번의 신고서 정정 과정에서 코스닥 관리종목 지정 이유와 퇴출 요건 검토 결과,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 등을 추가했다. 즉 상장 상태를 유지할 여건이 되는지 투자자들에게 판단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는 법적 소송에 대해서도 가처분 결정 예정일이 언제인지도 추가 기재했다.
하이소닉과 센서뷰도 정정신고서에서 상장폐지 가능성을 검토한 내용을 추가했다. 또 실적 추정치와 추정 근거, 적자 지속 전망치과 예상 자본잠식률 등 재무적 검토도 보완했다.
미래산업은 잦은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했으며, 부동산 자산 취득과 관련한 외부 법무법인 검토의견서, 부동산 취득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향후 이에 대한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보완했다.
고려아연 사례 만큼이나 시장에서 큰 반발이 있었던 금양의 유상증자에도 금감원은 제동을 걸었다. 회사는 아직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금양의 경우 불성실공시 및 허위 공시 논란에도 45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해 시장의 반발을 샀다. 유상증자 진행보다 조금 앞선 9월27일 금양은 지난해 5월 발표한 몽골 광산개발 투자계획에 대해 정정공시를 냈다. 당초 계획보다 광산 작업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예상 매출 실적치를 4024억원에서 6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609억원에서 13억원으로 수정했다. 약 10분의1 가량을 줄인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일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류광지 금양 회장은 시장의 비판을 의식한 듯 회사에 1000만주를 무상증여한다고 밝히며 주주 가치 훼손 논란 불끄기에 나섰다.
허위공시·부채·상폐 우려·손상차손 등 설명할 것 많은 고려아연…정정 불가피할 듯
고려아연 역시 정정신고서를 요구받은 기업들과 공통된 이슈들을 겪고 있다. 이에 금감원 심사대를 쉽게 통과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고려아연은 허위 공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당시 이미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공개매수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금감원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불공정거래 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 밖에 금감원은 과도한 부채, 주식 투자 손상차손 등 시장 논란과 관련해 고려아연의 정기보고서를 들여다보는 회계 심사도 진행 중이다.
물론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조사와 회계 심사, 증권신고서 심사는 별개의 트랙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신고서 심사의 성격이 불법을 가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슈와 논란이 클수록 기업이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할 것은 많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유상증자 결정 이유에 대해 스스로 '유통주식수 부족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를 거론한 만큼 이와 관련해서도 금감원이 충분한 설명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공개매수신고서엔 적히지 않았던 사안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달 31일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시장의 눈높이에서 증권신고서의 충실 기재 여부 등을 살펴볼 것"이라며 "증자의 목적과 배경, 회사와 기존 주주에 미치는 영향, 이번 증자가 공개매수시 밝힌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지 여부, 관련 의사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기재됐는지 여부 등 모든 역량을 동원해 철저히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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