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9일(현지시간) 파리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결승전에서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가 중국의 양류를 꺾고 기뻐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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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생물학적으로 남자라는 의료 보고서가 유출돼 논란이다.
5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즈· 타임즈 오브 인디아 등은 프랑스 저널리스트 자파르 아이트아우디아가 확보한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칼리프는 내부 고환과 XY염색체를 갖고 있으며, 남성에게만 발견되는 5-알파 환원효소 결핍 장애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프랑스 파리의 크렘린 비세트르 병원과 알제리의 모하메드 라민드바긴 병원 전문가들이 지난해 6월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고환의 존재와 자궁의 부재 등 칼리프의 생물학적 특성에 대해 서술돼있다. ‘칼리프는 남자다’라는 제목의 지난 8월 리둑스 보도와 같이 MRI 검사에서 소음경의 존재가 확인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칼리프는 지난 8월 파리올림픽에서 알제리 여자 복싱 역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 내내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올림픽에 앞서 칼리프는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가 주관한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생물학적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며 칼리프의 파리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IOC는 “칼리프는 여성으로 태어나 자랐다. 여권에도 여성으로 나와 있다. 여자로서 올림픽에 참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 조앤 K. 롤링이 지난 8월 1일 자신의 X 계정에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에 대해 올린 글.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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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올림픽 16강전에서 칼리프를 만난 자국 선수 안젤라 카리니의 경기를 앞두고 “남자 선수가 출전하는 건 부당하다”며 “남성의 유전자를 가진 선수가 여자부에 뛰면 안 된다”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항의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 J K 롤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칼리프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비난했다. 당시 롤링은 칼리프를 ‘남성’이라고 지칭하며 엑스(X·옛 트위터)에 “여성 복서가 죽을 수도 있었다” 등의 비판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머스크도 X에 “남성은 여성 스포츠에 속하지 않는다”는 미국 수영 선수 라일리 게인즈의 글을 공유하면서 “매우 동의한다(Absolutely)”라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칼리프를 겨냥해 “남성들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 올림픽 이후 칼리프는 머스크와 롤링 등을 ‘온라인 괴롭힘 혐의’ 로 고소했다.
지난 8월 9일(현지시간) 파리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결승전에서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가 중국의 양류에게 주먹을 날리고 있다.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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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9일(현지시간) 파리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결승전에서 승리한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가 금매달을 목에 걸고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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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에서 칼리프는 16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8강전과 4강전 모두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했다. 지난 8월 9일 열린 결승에서도 중국의 양류에 5-0으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확정한 후 칼리프는 “나는 올림픽에 참가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며 “난 어떤 다른 여성들과 똑같은 여자다. 여자로 태어났고, 여자로 살고 있다. 당연히 올림픽 출전에 자격이 있다”고 외쳤다.
또 “그들은 나를 싫어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IBA를 비판하기도 했다. 칼리프는 이어 “난 그들에게 이 금메달로 하나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바로 내 존엄성과 명예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8년 동안 올림픽 금메달은 내 꿈이었고, 성별 논란으로 많은 공격을 받았기에 더 특별하다”며 “앞으로 있을 올림픽에서는 이런 공격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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