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인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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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펜실베이니아주 레딩→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펜실베이니아주 레딩→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미국 대선 투표일 전날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진 두 후보의 동선이다. 해리스는 4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한 곳에서만 동서남북을 누비며 5개 도시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2016·2020년에 연거푸 이겼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해리스에게 따라잡힌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시작해 펜실베이니아주를 거친 뒤 미시간으로 건너갔다.
두 후보의 마지막 날 동선이 펜실베이니아에서 겹친 것은 그만큼 이곳이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 부커 민주당 상원의원은 최근 주도 해리스버그에서 한 연설에서 “선거 결과가 여러분 주의 수백 표에 달려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펜실베이니아를 내주면 승리 가능성이 희박한 해리스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스크랜턴에서는 유권자들 집을 찾는 호별 방문도 했다. 이후 유세에는 케이티 페리, 레이디 가가,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연예인들이 동참해 분위기를 달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유세하고 있다. 피츠버그/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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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가 같은 날 대도시 피츠버그와 함께 소도시 레딩을 찾은 것도 간발의 차이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호재를 이용하고 악재를 차단하려는 시도다. 레딩은 푸에르토리코계 인구가 25%에 이른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뉴욕 유세 때 연사로 나선 코미디언이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말해 반발을 사는 것을 이용하려고 이곳을 찾았다.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푸에르토리코계 30만명은 선거 결과를 충분히 좌우할 수 있는 규모다. 해리스는 “나는 푸에르토리코와 푸에르토리코인들에 대한 나의 오랜 헌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세에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연예인들도 함께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불’을 끄려고 급히 레딩을 찾은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는 사전투표 상황 등을 분석해봐도 여전히 안갯속 승부가 예상된다. 이곳의 사전투표 참여율은 20% 정도로 50%에 육박하는 전국 투표율에 크게 못 미친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는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들 중 65%가 해리스, 31%가 트럼프에게 표를 줬다고 했다. 하지만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는 50% 대 47%로 트럼프 지지율이 높다. 그런데 또 최근에야 표심을 정했다는 유권자들 중에서는 53%-45%로 해리스 지지율이 높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8월22일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시카고/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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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은 지지자들에게 투표소에 나오라고 호소하면서 승리를 장담하는 것으로 마지막 날 유세를 마쳤다. 해리스는 유세에서 “모멘텀은 우리에게 있다”며 “분명히 말하는데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전체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잇따른 유세에서 “카멀라, 당신 해고야”라는 말을 연발해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멕시코가 “범죄자들과 마약”의 미국 유입을 봉쇄하지 않으면 멕시코산 상품에 25% 관세를 매기고 이를 10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위협했다. 국경 관리 책임을 멕시코에 떠넘기며 ‘보복 관세’를 경고한 것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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