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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걸작 고려 불탑의 귀향…113년 타향살이 끝 원주 법천사터에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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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원주 법천사 터 유적전시관 내부 공간에 터를 잡고 최근 복원 공사를 끝낸 지광국사탑. 탑 동쪽 면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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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년 만에 고향 땅에 다시 우뚝 섰다.



이 땅의 옛 불탑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걸작으로 첫손 꼽히는 국보 지광국사탑이 오랜 타향살이를 접고 귀향해 본래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강원 원주시는 원래 탑이 있던 원주 부론면 법천사 터 유적전시관 내부 공간에 지광국사탑을 복원하는 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고 5일 밝혔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이 탑은 11세기 고려시대에 나라의 스승인 ‘국사’ 칭호를 받은 고승 지광국사 해린(984∼1070)을 추모하기 위해 선종 임금 때인 1085년 세웠다. 고찰 법천사 경내에 지어져 826년 동안 서있다가 1911년 일본인들 손에 뜯겨 서울로 옮겨지면서 시작된 방랑과 수난의 세월은 한 세기 넘게 계속됐다.



서울 명동을 거쳐 일본 오사카로 옮겨졌다가 다시 서울 경복궁 경내로 들어와 궁궐 안 여기저기를 전전해야 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탑 몸체가 산산이 부서지는 고난을 당했고, 1990년대 이후엔 국립고궁박물관 앞 뜨락에 놓여졌다. 2016년 대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로 옮겨진 탑은 전면 해체돼 2020년까지 부재 29점에 대한 정밀 보존 처리 대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8월 문화재위원회 결정에 따라 고향 원주로 분리된 부재 상태로 옮겨졌고, 그해 12월 복원할 자리가 법천사 터 유적전시관으로 정해졌다. 연구원은 지난 8월부터 탑의 하중과 지진 진도 7의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면진대를 설치한 뒤, 그 위에 높이 5.39m, 무게 39.4t에 달하는 탑을 올리고 복원을 마무리했다. 연구원과 원주시는 오는 12일 오전 11시 유적전시관 앞 광장에서 복원 기념식과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딸림 행사를 열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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