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난 4월 필리핀 루손섬에 훈련용으로 들여왔다며 사진을 공개했던 타이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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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 정부가 미국 중거리 미사일 발사 체계 ‘타이폰’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동아시아 중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을 경계해 온 중국은 “긴장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로이 갈리도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2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군도 방어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기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타이폰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군이 주권 보호를 위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게 돼 기쁘다”며 총 도입 대수는 경제적 측면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타이폰은 미국 최신 중거리 미사일 지상 발사 체계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에스엠(SM)-6 신형 요격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에스엠-6을 탑재할 경우 사거리는 약 480㎞이지만 개발 중인 다른 버전은 사거리가 더 길다.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은 2500㎞까지 사거리에 넣을 수 있다.
미군은 지난 4월 필리핀에 타이폰을 들여와 훈련을 했고 9월에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이후 철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중국은 미국과 필리핀을 비난하면서 철수를 강력히 요구해 왔는데, 이번에 필리핀이 미국에서 타이폰을 아예 구입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미국은 냉전 말기인 1987년 옛 소련과 사거리 500~5500㎞의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을 생산·보유·실험하지 않기로 한 조약인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했다. 그러나,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 조약 탈퇴를 선언하고 러시아도 즉각 탈퇴에 나서면서 그해 8월 자동폐기됐다. 훈련용이라는 명목을 내세우기는 했으나 지난 4월 필리핀 타이폰 배치는 이 조약 폐기 뒤 미국의 첫 아시아 지역 중거리 미사일 배치였다. 미국은 올해 여러 차례 아시아 지역 중거리 미사일 배치 의지를 강조해왔고, 중국은 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필리핀의 타이폰 구입 계획에 대해 “필리핀이 전략적·공격적 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역외 세력에 부응해 지역 긴장·대립을 조성하는 것이자 지정학적대결과 군비 경쟁을 유발하는 도발·위험 행동”이라며 “지역 안보에 극도로 무책임한 선택”이라고 비난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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