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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미 반도체 장비업체들, 공급망서 중국기업 제외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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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자회로기판 위에 중국 국기가 놓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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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부품 공급업체에 제품 생산 공급망에서 중국 기업을 제외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이 대중국 반도체 기술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 발맞춘 움직임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미국의 중국 기업 배제가 비용 상승과 매출 감소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4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램 리서치가 공급업체들에 중국 기업에서 공급받는 특정 부품의 대체품을 찾지 못하면 공급업체에서 제외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두 업체는 공급업체에 중국 투자자나 주주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해당 지침은 공식 계약 등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기업 제외 움직임은 미국 당국이 대중국 반도체 첨단 기술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고성능 반도체와 제조 장비를 중국이 확보하지 못하도록 여러 조처를 시행 중이다. 미 행정부는 2022년 10월 본격적으로 대중국 반도체 장비 및 기술 수출 통제를 시작했고, 1년 뒤인 지난해 10월엔 반도체 미세공정의 핵심인 노광장비 등을 포함해 규제 범위를 늘렸다. 지난 9월5일엔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및 장비 등 24개 품목에 광범위한 수출통제책을 추가 도입한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을 공급망에서 제외하면 불거질 문제는 여럿이다.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계 경영진들은 지금 중국 기업에 지불하고 있는 가격으로는 대체품을 찾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생산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여전히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시장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램 리서치의 중국 매출 비중은 35%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을 배제하려는 노골적인 움직임은 세계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을 화나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중국 기업들은 제품 판매처를 잃게 될 위기에 중국 밖에 합작회사 설립 등을 고려한다고 전해졌다. 한 중국 기업 임원은 싱가포르에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기업과 합작해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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