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은 한국패션부문 대표에 이랜드월드 조동주 상무와 유통부문 총괄대표에 황성윤 대표를 각각 선임한다고 30일 밝혔다. 왼쪽은 이랜드월드 조동주 대표, 오른쪽은 이랜드 유통부문 총괄 황성윤 대표. [사진=이랜드월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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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내서 빚 갚기'…차입금 규모 점점 늘어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지난달 23일 오는 2026년 4월 상환기간을 둔 무보증사채 500억원을 발행했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그룹 국내외 주요 계열사를 보유한 최상위 지배회사로 패션 및 유통, 미래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지난 3월에도 무보증사채 450억원을 조달했다. 올해만 두 차례 사채를 발행한 것. 이렇게 발행한 사채는 모두 단기사채 차환에 사용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랜드월드의 차입금 규모는 점차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4조7756억원을 기록했는데, 2021년 12월 말(4조6873억원) 보다 883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랜드월드의 연결 기준 부채 비율도 2021년 173.7%, 2022년 179.1%, 2023년 185.9%, 2024년 상반기 191.3% 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 신용평가에서 이랜드월드는 'BBB' 등급을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 평가서에는 유통 환경의 불확실성 외에도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 부담이 과중하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데다 투자 부담이 더해졌다", "최근 3개년간 조정순차입금·EBITDA는 6~7배로 재무 부담이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라고 적시됐다.
이랜드월드는 코로나 당시 계열사 전반 실적이 저하된 탓에 단기차입금을 들였다. 최근 이에 대한 이자 부담에 더해 토스뱅크(485억원), 청년임대주택 관련 리츠(340억원) 등 지분투자를 늘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마곡R&D센터, 중국물류센터 등에 들어간 자본적 지출도 부채 확대로 이어졌다.
이랜드 그룹은 지난 2012년 마곡일반산업단지 Get클러스터 일반분양자로 선정돼 섬유소재, 친환경 식품원료 및 신재생에너지의 연구를 개발하는 R&D 센터를 건립했다. [사진=이랜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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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의 미래' 신임 대표 손에…신성장동력 발굴 특명
다만 이랜드월드는 신용등급이 낮음에도 지속적으로 무보증사채 증액 발행이 가능했다. 무보증사채는 회사의 신용도에 기반해 발행되며, 별도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이랜드월드가 유통 부문에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양호한 사업 안전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을 비롯해 이랜드인베스트·이랜드파크·이랜드건설·이월드 등 다양한 핵심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는 2평 남짓한 보세매장으로 시작했지만 공격적 M&A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핵심 브랜드인 뉴발란스와 스파오에 힘입어 이랜드월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2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29.65% 증가한 2884억원을 기록했다.
현시점에서 이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성장동력'이다. 현재로서는 특정 브랜드에게 수익을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매출에서 패션사업부 매출 비중이 가장 컸는데, 이중 뉴발란스가 국내에서만 90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뉴발란스가 '푸마의 직진출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앞서 푸마 또한 이랜드를 등에 업고 성장했지만 직진출을 결정하며 계약이 종료됐다. 이랜드월드는 지난 2020년 뉴발란스 라이선스 만기를 2025년까지 연장하는 데 성공했지만 벌써 계약 시기가 내년으로 다가왔다. 이후 뉴발란스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이랜드로서는 급격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랜드는 지난 9월 계열사 성공에 두각을 드러낸 인물들을 각 대표로 선임했다. 한국패션부문 대표로는 조동주 이랜드월드 상무를, 유통부문 총괄대표로는 황성윤 이랜드이츠 대표를 선임했다. 두 대표 모두 밑바닥에서부터 커리어를 쌓으며 계열사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패션 부문 쪽에서 이랜드가 차기 메가 브랜드로 내세우는 것은 스파오다. 이랜드 관계자는 "스파오 브랜드는 올해 48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뉴발란스 다음 타자로 스파오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파오의 경우 자체 브랜드이기 때문에 직진출로 돌아설 위험도 없다.
유통 부문에서는 황성윤 대표가 이랜드킴스클럽의 수익성을 얼마큼 회복하느냐에 사활이 달렸다. 지난해 킴스클럽 매출은 5486억원으로 2020년(93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이랜드 측은 사업부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한 시너지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는 "최근 대표 교체 이후 그룹 전반에 걸쳐 체질 개선과 사업 부문 간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패션, 외식, 유통, 파크 사업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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