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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국립극장 '마당전'서 연말연시 마당놀이 대표작 모두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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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에서 10년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마당놀이를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 '춘풍이 온다' 세 작품을 엮은 기획공연으로 선보인다.

국립극장은 '마당놀이 모듬전'을 오는 11월 29일부터 2025년 1월 30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 마당놀이는 2014년 '심청이 온다'로 시작해 '춘향이 온다'(2015), '놀보가 온다'(2016), '춘풍이 온다'(2018~2020)까지 20만여 명의 관객이 관람한 흥행작이다.

'마당놀이 모듬전(마당전)'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로 그간 흥행한 대표작들을 엮어 준비했다. 손진책 연출을 비롯해 극작가 배삼식,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 등 마당놀이 신화를 일궈온 제작진이 의기투합하고, '마당놀이 스타 3인방' 윤문식·김성녀·김종엽이 특별 출연해 원조 마당놀이의 흥겨운 매력을 담을 예정이다. 세 사람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극단 미추에서 3000회 이상 마당놀이 공연을 함께하며 다진 환상의 호흡과 찰진 입담으로 큰 웃음과 감동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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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건 국립극장장. [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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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의 스타 배우들과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젊은 배우들도 함께한다. 민은경·이소연·김준수·유태평양·조유아 등과 젊은 배우들과 베테랑 선배들이 함께 신구(新舊) 세대가 어우러지는 신선한 조화를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다.

마당놀이의 매력은 무대와 객석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만들어 내는 소통에 있다.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이 엿을 사서 나누어 먹는 작은 즐거움부터 돼지머리에 돈을 꽂으며 새해의 행복을 기원하는 참여형 고사, 공연 내내 이어지는 추임새와 뒤풀이 춤판까지,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공연의 재미를 배가할 예정이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한국 전통예술 고유의 흥과 신명, 해학과 풍자가 담긴 마당놀이를 되살려 국립극장 연말연시 레퍼토리로 정례화할 예정"이라며 "이번 공연이 앞으로의 30년을 출발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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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기획공연 마당놀이 '모듬전'의 손진책 연출. [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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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책 연출은 "우리나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우리 정체성을 가진 공연이 아직 없다"라며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한자리에 모여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장르는 마당놀이가 거의 유일하다"라고 우리 놀이에 자긍심을 드러냈다. 찰진 입담, 시원한 시대 풍자, 배꼽 잡는 해학이 더해진 명실상부 '한국형 송구영신(送舊迎新)' 공연으로 풍요로운 연말연시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마당전'에서 놀보 역을 맡은 김종엽은 " 옛날에 그 시절로 돌아간 착각이 든다. 마지막 공연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아쉬운 게 있다면 평생에 이몽룡을 한번도 못해봤다"면서 아쉬워해 웃음을 줬다.

또 마당극의 '다양성'을 중시한 선배 배우의 이야기를 전하며 "저희 세대에서 그것을 완벽하게 이루지 못하고 후배에게 그냥 짐을 넘기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조금은 있다"면서 "우리 세대는 이렇게 마무리를 만들어 왔지만 다음 세대의 후배들은 그런 마당놀이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후배들의 연습을 보니 결정적이다. 옛날에 훈련하던 그 시절하고는 또다 다른 차원이고 대단히 전문성을 가지고 너무 열정적으로 하다 보니까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심봉사 역의 윤문식도 "이번이 마지막 무대일 수 있다"면서도 관련 질문에는 "그거는 또 가봐야 안다"면서 여지를 남겼다. 고령의 나이에도 무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그는 "마누라는 바꿔도 내 역은 안 바꾼다. 끝까지 간다"면서 심봉사 역으로 내내 무대에 설 결심을 굳건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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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기획공연 마당놀이 '모듬전'에 출연하는 김종엽, 윤문식과 손진책 연출. [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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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책 연출은 "마당놀이고 국립극장의 고정 연말 공연 처럼 되기 위해서 마당놀이 전문 배우도 좀 키우자, 또 창극단 배우들이 이제는 아주 연기도 잘하고 소리야 물론 잘하지만 아주 연기에 이제 도가 텄다. 창극단 배우들이 아주 중요한 자원인데 자체 공연이 많으니 참 아쉬운 배우들을 두고도 못쓴다. 그래서 마당 놀이 오디션을 해서 엄격하게 하루 종일 보면서 새로운 신인들을 발굴했다. 그들의 데뷔작이 되기도 할 거고, 창극단 주역들도 참여하게 된다"고 출연진의 실력을 보장했다.

또 손 연출은 "마당놀이라는 개념이 그냥 막 북 치고 장구 치고 멍석 깔고 노는 이런 거라고 흔히 이제 생각을 하지만 마당이라는 거는 두 발을 딛고 있는 여기가 마당이다"라며 "시대적으로 말하면 지금이고 공간적으로는 여기고 정신적으로는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서 인간다운 삶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마당놀이를 정의했다.

이어 "마당놀이가 갖는 것은 항상 그 시대를 읽는 건데 첫째는 어떤 고전의 어떤 스토리텔링의 골계미 같은 것이 하나의 특성이다. 또 하나는 미래를 향하는 개방성, 마당은 열려 있고 비어 있기 때문에 아주 충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는 공간이다. 셋째는 한국 연희사에서 적통을 이어오는 전통의 완벽한 계승이 사실은 마당놀이다. 전통의 완벽한 계승이 되고 마당놀이 통해서 현대를 담아내는 어떤 신박함 이것이 마당놀이의 또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손 연출은 끝으로"마당놀이는 세대를 화합하고 교육 수준, 나이의 적고 많음, 모든 것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한 모든 사람이 이해가 가능한 이 연극이다. 우리나라에서 온 가족이 다 가서 볼 수 있는 공연 장르가 사실 거의 없지만 유일하게 온 가족이 손 잡고 볼 수 있는 형태다. 또 오시는 관객들이 참여를 하기 위해 온다. 연극을 단순히 제3자로서 객관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들어와서 참여한다는 즐거움이 특성이다. 정말로 우리 민족의 DNA와 정체성이 그대로 담긴 우리의 연희 공연이기 때문에 국립극장의 연말 고정 공연으로 정착되는데 적극 찬성할 뿐만 아니라 적극 권장할 뿐더러 국립극장이 해야 하는 일, 가장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의 '마당놀이 모듬전'은 오는 11월 29일부터 2025년 1월 30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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