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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투자의 창] 금리 인하기 속 채권 투자 기회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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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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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9월 16년 만에 최대폭인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통화 완화 사이클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조치로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 전환에 들어섰으나 금리 인하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준의 이례적인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이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며 시장의 예상을 빗나갔다.

채권 시장은 불확실한 금리 경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탓에 변동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이벤트에 동요하기보다는 금리 완화 주기가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금리 인하는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채권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변동성 자체보다는 글로벌 경제 성장의 흐름과 높은 채권 수익률과 같은 거시적인 추세를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시사한 만큼 향후 수개월 내 채권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보다 채권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시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금성 자산만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채권이 제공하는 매일의 이자 수익은 물론 금리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가격 상승의 기회까지 놓치고 있는 셈이다.

머니마켓펀드(MMF)에 예치돼 있는 자금이 6조 6000억 달러(약 2209조 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채권 가격 상승 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금리 완화 주기가 도래하면 진행되면 MMF 자금은 장기 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으로 본격적인 대규모 자금 유입을 앞둔 상황에서 미리 투자한 투자자일수록 더 큰 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채권 투자자라면 국채뿐만 아니라 크레딧 채권(신용 등급이 부여된 채권)에도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수익 채권의 스프레드(금리 차)는 다소 타이트한 편이지만 신용 민감 자산의 금리 수준은 사상 최고치에 가깝다. 무엇보다 금리 인하는 기업 발행자들의 리파이낸싱(기존 대출금을 부담하기 위해 새로운 대출을 이행하는 행위) 부담을 완화할 것이며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다만 경기 침체기에 취약한 CCC 등급 기업과 신용 등급이 낮은 유동화 채권 등에 대해서는 선별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이같이 국채와 금리에 민감한 성장 지향적인 크레딧 자산을 결합한 역동적인 포트폴리오는 시장 변동 위험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본적인 경제 시나리오인 성장 둔화 외에도 극심한 인플레이션 재발이나 경제 붕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각각의 자산이 위험을 덜어주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한편, 현재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이 각기 다른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의 시야를 더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서로 다른 경제와 통화 정책에 대응하는 채권을 활용한다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할 수 있다.

변동 장세가 계속되고 금리 경로가 불확실하지만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사이클을 채권 투자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발 빠르게 채권 시장에 다시 진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국채와 크레딧 자산을 조화롭게 결합해 장기적으로 조금 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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