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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사설] “내가 먼저 특검 주장할 것”, 7일 기자회견이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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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뒤 오찬 자리에서 새마을 지도자들을 격려하며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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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열어 현안에 답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온 나라를 뒤흔드는 ‘김건희 리스크’ ‘명태균 사태’ 등을 그냥 두고는 정상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에 정권의 명운이 걸려 있음을 직시하고, ‘김건희 특검법’ 수용 등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처를, 더 늦기 전에 내놓아야 한다.



대통령실은 지난 4일 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계획을 급작스레 알렸다. 대통령실은 애초 미국 대선과 주요 외교 일정을 마친 이달 말께 윤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임기 반환점(10일)을 앞두고는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이른바 ‘4대 개혁’을 핵심 치적으로 먼저 알리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지지율 10%대(한국갤럽 기준) 추락 등 여권 내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여러 경로로 제기됐다고 한다. 국회 시정연설도 불참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공개적 쇄신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갑자기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을 통보한 배경이다.



대통령실은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통해 윤 대통령이 모든 현안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에도 대국민담화를 앞세운 것으로 보아, 지난 5월과 8월처럼 꽤 오랫동안 ‘자화자찬’을 늘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대통령은 5일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도 “개혁에는 반드시 저항이 따르게 돼 있다. 역대 정부들이 개혁에 실패하고 포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저와 정부는 저항에 맞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국가의 미래,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개혁을 완수해내겠다”고 했다. 마치 국민들의 합당한 비판을 ‘개혁 저항’으로 여기는 것처럼 들린다. 만일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도 이런 식으로 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지금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김건희 여사는 왜 정권의 ‘성역’인지, 윤 대통령 부부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관계의 실체적 진실은 무엇인지와, 의-정 갈등 및 민생·경제·안보위기에 대한 윤 대통령의 구상과 해법 등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늘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쏟아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전반기 국정에 대해 “미래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우리 사회 구조적 잠재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성찰과 반성은 없었다. ‘왜 국민이 몰라주나’라는 안타까움, 홍보만 잘되면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헛된 기대만 엿보인다.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이 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국민들이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 앞에 시험대 위에 서는 사람처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의혹을 소상히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하고, 특검을 받아들여야 한다. 행동이 따르지 않고서는 아무도 윤 대통령 말은 믿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자화자찬 늘어놓다, 쟁점 현안엔 어물쩍 넘어가는 식으로는 더 이상 국민들을 속일 수 없다. 그랬다가는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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