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미국 대통령 선거일을 하루 앞둔 4일(이하 현지시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에 집결했다. 유세 마지막날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자제하고 통합 메시지에 집중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은 막말과 선거 사기 주장을 이어갔다.
미 CNN 방송,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AP> 통신 등을 종합하면 이날 펜실베이니아에서만 5개 행사를 소화한 해리스 부통령은 필라델피아에서 "낙관주의, 에너지, 기쁨"을 강조하며 유세를 마무리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처음부터 우리의 싸움을 무언가에 대항하는 싸움이 아니라 무언가를 위한 싸움이었다. 모든 미국인의 미래와 자유, 기회, 존엄을 위한 싸움"이라며 "오늘밤 우린 낙관주의, 에너지, 기쁨과 함께 우리 국민이 미래를 만들어 갈 힘이 있다는 것, 우리가 함께할 때 어떤 어려움에도 맞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한 대로 끝맺는다"고 말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가 "결과를 결정할 수 있다"며 지지를 촉구했다.
필라델피아 유세에선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가수 레이디 가가 등 유명 여성 연예인들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 윈프리는 지지 연설에서 민주주의, 임신중지권을 강조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레이디 가가는 "이 나라 역사 절반 이상 여성은 목소리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를 기르고 가족을 지키며 결정을 내리는 남성을 도왔다"며 "그러나 내일은 여성이 결정을 내리는 데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앞서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연설에선 "기세는 우리 쪽에 있다"며 지지자들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공포와 분열로 점철된 지난 10년간의 정치의 장을 넘길 기회를 마침내 얻었다"며 "이럴 필요는 없다"고 "새 출발"을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곳곳을 돌며 반복해서 "내게 반대하는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겠다. 내게 반대한다고 해서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레딩에서 예고 없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깜짝 방문해 유권자들을 만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방문한 집에서 한 여성 유권자가 이미 해리스 부통령에 투표했다며 그를 열광적으로 환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경쟁자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이날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를 거쳐 미시간에서 유세를 마무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지막날까지 선거 사기 주장, 막말을 이어 나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미시간 그랜드래피즈에서 연설하며 민주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사악하고, 병들고, 미쳤다"고 모욕하고 욕설까지 하려다 "그 말은 안 하겠다"며 거둬 들였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도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이틀 안에 우리는 쓰레기를 버릴 것이고 그 쓰레기의 이름은 카멀라 해리스"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연설자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해 선거 캠페인이 라틴계 혐오로 곤욕을 치른 뒤다.
그랜드래피즈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근거 제시 없이 다음날 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정 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에 이민 관련 징벌적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깜짝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연설에서 "그들(멕시코)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 범죄자와 마약의 맹공을 막지 않으면 미국으로 보내는 모든 것에 즉시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이 말을 듣는 것은 여러분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조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관세를) 50%로 올리고, 또 작동하지 않으면 75%로 만들 것"이라며 "나중엔 100%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멕시코는 미국의 가장 큰 상품 무역 상대국으로 경제학자들이 멕시코와의 무역 전쟁만으로도 식품을 비롯해 미국 상품 가격이 크게 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피츠버그 연설에서 "우리가 패하는 유일한 방법은 여러분이 망쳐버리는 것"이라며 유권자를 비난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여러분에게 공을 넘겼다. 여러분은 가서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지지율이 사실상 동률이고 7곳 경합주에서도 우위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양쪽 선거캠프가 결국 투표율이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4일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는 지난 주말 9만 명의 자원봉사자를 경합주에 배치해 300만 곳 이상의 집을 방문해 문을 두드렸다고 밝혔다. 신문은 트럼프 캠프 또한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국적으로 수십만 자원봉사자들"이 투표 독려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 후보 지지율 성별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남성들은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고 특정 성별에 한정해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전날 공개된 등록 유권자 대상 미 NBC 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의 57%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응답은 41%였고 반대로 남성 유권자는 58%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응답은 40%에 그쳤다. 지난 2022년 미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권에 대한 헌법적 보호를 철회하는 결정(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을 내리며 임신중지권 보호가 선거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올라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연설하고 있다. 같은 날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이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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