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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재명 "정부·여당 금투세 폐지 동의하기로"…"尹정부 부자감세에 협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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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금투세 폐지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윤석열 정부를 "'입벌구'(입만 벌리면 구라) 정권", "불량재정"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도, 그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감세 정책은 동의하고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금투세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여야 합의로 제정돼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에 협력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여기에 투자하고 있는 1500만 주식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며 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또 한 가지 문제는 정부와 여당이 정부 정책을 가지고 야당을 공격하는 정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금투세를 유예하거나 개선한 뒤 시행하면 끊임없이 정쟁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투세 폐지로 입장을 정한 이유가 정치적인 고려 때문임을 고백한 것이다.

금투세는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해 얻는 수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현재까지는 주식을 통해 수익이 생기더라도 주식을 대량 보유한 '대주주'에 한해서만 세금을 부과해왔는데,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은 과세의 기본 원칙에 따라 여야 합의로 금투세가 제정됐다.

당초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2022년 12월 여야는 시행 유예에 합의하며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과 정부가 '금투세 전면 폐지'를 주장했고, 여기에 이 대표도 정부 여당의 의견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당내에서도 금투세를 한 차례 더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이 부딪혀 지난 9월 24일 의원간 토론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토론 끝에 민주당은 지난달 4일 의원총회를 열고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투세에 대한 당론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기본적 원리는 당연하다"며 "근로소득, 열심히 땀흘려 번 소득에 대해서도 과세를 하는데 자본소득에 대해서 과세하지 않는 게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금투세는 거래세를 폐지하거나 줄이는 대신 대체 도입한 제도다. 그런 면에서 시행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금투세 때문에 주가가 떨어진다기보다는 하락의 주원인은 정부정책에 있다"며 "정부·여당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등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불공정 거래도 개선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폐지·유예론이 아니라 시행론 쪽이 기운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민주당도 많은 검토를 했다. 면세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고 손실 한도를 늘려 연간 1억의 수익이 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는 제도 등 여러 제도를 고민했지만 그것으로는 도저히 현재 대한민국 증시가 갖고 있는 구조적 위험성과 취약성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원칙과 가치를 저버렸다고 하는 개혁·진보진영의 비난과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정작 윤석열 정부의 정국 운영과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전방위적으로 비판을 퍼붓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부터 정부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다"며 "'입벌구 정권'이라고 한다. 입만 벌리면 구라라고, 딱 정확하게 정권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예산편성과 세법 개정에 대해서는 "예산은 국민의 최소한의 삶을 지키는 안전장치인데 윤석열 정권은 초(超)부자 감세에만 매달려서 민생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거듭된 역대급의 세수 결손으로 건전재정은커녕 불량재정이 되고 말았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금투세 폐지야말로 재정 악화 요인이고, '초 부자 감세'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이 대표가 언급한 '진보진영의 비난'은 그의 발언 직후부터 시작됐다. 정의당은 "민주당 정부가 직접 발의하고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안을 민주당이 폐지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에 협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정의와 ‘원칙과 가치’로부터 생명력을 얻는 정치 신뢰도 함께 폐지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프레시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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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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